이야기 1. 곰돌이 푸의 여행




황금 빛 여름이 끝나는 날이었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그의 사랑하는 친구 곰돌이 푸에게 어떤 말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로빈은 망설인다. 그러다 로빈은 제대로 말을 못했다. 로빈은 곰돌이 푸에게 이렇게 말했다.


푸야, 내가 곁에 없어도 이 말만은 기억해!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용감하고, 보기보다 튼튼하고, 생긴 것보다 똑똑해.









다음날, 가을의 첫날이 됐다. 곰돌이 푸가 그의 친구 로빈을 찾았지만, 로빈은 보이지 않았다. 곰돌이 푸는 로빈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는데, 마침 로빈이 꿀단지에 남기고 간 편지를 발견한다. 그러나, 곰돌이 푸는 글을 읽지 못한다. 그의 친구 꼬마 호랑이와 꼬마 돼지 그리고 당나귀와 토끼 역시 글을 읽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편지를 들고 부엉이에게 갔다. 부엉이는 곰돌이 푸와 친구들에게 크리스토퍼 로빈의 편지를 읽어주었다.




사랑하는 푸,


나는 아주 멀리 떠난다. ….. 도와줘 …. 또 다른 아주 먼 …. 해골…






부엉이는 떠듬떠듬 편지를 읽으면서 예감이 아주 안 좋다고 했다. 부엉이는 자신의 느낌으로 로빈의 편지를 파악했다. 부엉이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로빈을 구하러 해골 공룡이 산다는 동물로 떠났다. 물론, 부엉이는 말로만 떠들고 자신은 모험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부엉이는 해골 동굴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그려줬다. 부엉이 자신은 한번도 가보지 않는 미지의 세계에 관한 지도였다.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부엉이가 그려준 지도를 들고 로빈을 찾아 떠났다.




모험은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가득찬다. 바람 소리가 귀신의 울음소리로 들리고, 때로는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무서운 상황에서 곰돌이 푸는 로빈이 했던 말을 기억하려 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용감하고, 보기보다 튼튼하고, 생긴 것보다 똑똑해.




그러나, 로빈의 말이 기억 나지 않았다. 로빈의 말을 기억했더라면, 힘과 용기가 되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모험은 두려움과 무서움으로 가득 찼고, 곰돌이 푸와 그의 친구들은 결국 많은 우여곡절 끝에 부엉이가 그려준 엉터리 지도를 버리고, 자신들의 판단으로 해골 동굴을 찾았다. 똑똑한 토끼는 끝까지 지도를 믿자고 했지만, 지도보다는 자신들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깨달았다.




모험은 무서웠다. 두려운 모험 속에서 친구들은 로빈이 자신들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려 했지만, 결국 기억 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해골 동굴을 찾았다. 동굴은 거대한 얼음으로 만들어졌고, 거대한 얼음으로 된 동굴 속에는 무시무시한 해골 공룡이 있다. 아마 그 속에 우리의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이 붙잡혀 있을 것이다. 해골 공룡에게서 로빈을 구출해야 할 텐데.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동굴의 입구에서 동굴로 들어가지 못하고 무서움에 떨고만 있었다. 그들의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을 구해야 하겠지만, 무시무시한 해골 공룡을 생각하면 발이 떨이지지 않았고,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 때, 친구들은 동굴까지 오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생각했다. 모험 속에서 꼬마 돼지는 용감했고, 꼬마 호랑이는 튼튼했고, 토끼는 똑똑했다. 그 때,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로빈이 했던 말이 기억 났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용감하고, 보기보다 튼튼하고, 생긴 것보다 똑똑해.




그들은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자신들이 용감하고, 튼튼하고, 똑똑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동굴 속에 잡혀있을 크리스토퍼 로빈을 구하려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그 때, 무시무시한 해골 공룡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모두 깜짝 놀랐지만, 그림자의 주인은 로빈이었다. 그들은 크리스토퍼 로빈을 만났던 것이다.




친구들: 로빈, 무사했구나.


로빈: 그럼, 너희들을 한참 찾았는걸.


친구들: 어떻게 해골 공룡에게서 풀려난 거야?


로빈: 해골 공룡? 그런 건 없어. 학교에 갔다 왔어. 이제 나는 학교에 다녀야 돼




로빈의 쪽지는 이랬다.


내 걱정은 하지마. 나는 멀리 떠나는 것이 아냐. 학교에 갔다 올게.




철자가 서툴렀던 로빈이 학교(school)를 skool 이라고 썼고, 부엉이는 skool을 해골(skull)로 이해했던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로빈은 다시 친구들과 만났다. 그들은 같이 동굴을 나왔는데, 그렇게 무서웠던 얼음 동굴은 사실 얼음도 없고, 크기도 아주 작은 굴이었다.




곰돌이 푸: 어, 저 동굴이 왜 저렇게 작아졌지.


로빈: 나도 들은 애긴데, 외롭고 겁이 날 때면, 모든 게 훨씬 무섭게 느껴진데.




곰돌이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은 동굴에서 나와 그들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들의 우정은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되었다.









요즘 나의 사랑하는 딸 아이는 곰돌이 푸 비디오를 하루에 두 번씩 본다. 귀여운 딸 아이와 놀아주다 보면, 나도 가끔 곰돌이 푸 비디오를 하루에 두 번씩 본다. 만화에는 과장이 많이 들어간다. 곰돌이 푸와 친구들이 들어갔던 동굴은 사실 아주 작은 굴이었고, 그들이 떨어졌던 절벽은 약간 큰 바위 같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가득찬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그것들이 무시무시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 내 어깨를 짓누르는 무겁고 피곤한 삶도 훗날 되돌아 보면 웃어 넘길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어린 아이들보다 더 겁이 많고, 연약하고, 어리석은 짓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내가, 이야기 속 부엉이처럼 자신의 느낌이나 기분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려 하고, 말로만 충고하고, 자신은 떠나지 않는 모험을 강요하고,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지도를 무책임하게 그려주는 그런 사람은 아닐까? 또는, 토끼처럼 똑똑한 척하면서도 엉터리 지도에 매달려 있지는 않은가? 자신에게 물어보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을 무서운 해골 동굴에서 구출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곰돌이 푸와 같은 용기가 있는가?




아무튼, 귀여운 딸 아이의 비디오를 반복해서 보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크리스토퍼 로빈이 그의 사랑하는 영원한 친구 곰돌이 푸에게 했던 말을 나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용감하고, 보기보다 튼튼하고, 생긴 것보다 똑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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