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 업무를 해본 적이 없는 유 대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듯

“팀장님. 제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라는 말씀인가요?”

“입사관리부터 차근차근 배워보도록 해. 입사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 근로계약서 작성이니 그것부터 시작해 보자고. 일단 퇴근길에 노동법전 하나 구매해서 관련 법조문을 읽어봐. 그리고 회사 근로계약서 양식을 다운받아서 살펴본 후 작성해봐”

“네?”

“부담 갖지 말고 일단 해봐”

부담 갖지 말라는 강 팀장의 말이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유 대리.

“네. 알겠습니다”

 

퇴근길에 노동법전과 노동법 책 하나를 구매한 유 대리는 집에서 법전을 열심히 보지만, 의욕과 달리 이해하기 쉽지 않은 듯하다.

“대학 다닐 때 교양과목으로 생활법률이라도 들어 놓을 걸…근로계약서와 관련된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17조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인 것 같은데…”

 






▶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①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 근로계약 체결 후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임금

2. 소정근로시간

3. 제55조에 따른 휴일

4.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5.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

② 사용자는 제1항제1호와 관련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다만, 본문에 따른 사항이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명시하여야 할 근로조건) 법 제17조 제1항 제5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이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말한다.

1.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2. 법 제93조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의 규정에서 정한 사항

3. 사업장의 부속 기숙사에 근로자를 기숙하게 하는 경우에는 기숙사 규칙에서 정한 사항

▶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시간, 휴일, 휴가 및 교대 근로에 관한 사항

2.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임금의 산정기간•지급시기 및 승급(昇給)에 관한 사항

3. 가족수당의 계산•지급 방법에 관한 사항

4. 퇴직에 관한 사항

5.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에 따라 설정된 퇴직급여, 상여 및 최저임금에 관한 사항

6. 근로자의 식비, 작업 용품 등의 부담에 관한 사항

7. 근로자를 위한 교육시설에 관한 사항

8.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 등 근로자의 모성 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사항

9.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

9-2. 근로자의 성별•연령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의 특성에 따른 사업장 환경의 개선에 관한 사항

10. 업무상과 업무 외의 재해부조(災害扶助)에 관한 사항

11.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

12. 그 밖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사항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 임금 2. 소정근로시간 3. 휴일 4. 연차 유급휴가 5.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이 기본적으로 명시하면 되겠군. 그런데 법 제93조의 취업규칙은 뭐지?”

갈수록 어렵다는 듯 유 대리는 잠시 법전을 뒤로하고 상념에 잠긴다.

“인사업무를 잘 할 수 있을까? 모르면 배우면 되지. 그래 내일 팀장님에게 물어보면서 진행하자”

 

법전과 회사에서 다운받은 근로계약서 양식을 가지고 출근한 유 대리.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팀장님. 그런데 회사의 양식에는 근로기준법 제93조의 취업규칙 내용이 없는데요.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강 팀장은 상기된 유 대리의 얼굴을 보며 웃는다.

“공부 많이 했네.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정노작님에게 기본적인 개념과 법리에 관해 설명을 듣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여기 연락처야. 연락해 보라고”

“정노작님이요? 누구를 말씀하시는지…”

“우리 회사 자문하는 노무사님이야. 글 쓰는 것을 좋아하셔서 노무사님보다는 작가님이라고 하면 좋아하셔. 우리는 절충해서 정노작님이라고 해"

“아하. 네 알겠습니다”

 

강 팀장으로부터 받은 연락처로 전화를 하는 유 대리.

유대리: 정노작님이시죠? 저는 다행복의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유쾌한입니다

정노작: 안녕하세요? 강 팀장님으로부터 얘기는 들었습니다. 이름처럼 목소리가 유쾌하시네요.

유대리: 목소리만 유쾌합니다. 오늘부터 인사업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정노작: 제가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유대리: 오늘 회사의 근로계약서 양식을 보니, “자세한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른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취업규칙의 개념과 근로계약서와의 관계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정노작: 취업규칙은 사내 법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명칭과 관계없이 직원의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은 모두 취업규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지침 혹은 가이드라인 등 취업규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급여 및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이라면 법적으로 모두 취업규칙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대리: 그러면 근로계약서와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요?

정노작: 근로조건을 명확하게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취업규칙이 회사 내 직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준을 기재하는 것이라면, 근로계약서는 각 개인의 근로조건을 기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구별될 수 있습니다.

유대리: 그럼 서로 내용이 다른 경우 어떻게 적용하나요?

정노작: 원칙적으로 취업규칙이 우선 적용됩니다. 그런데 유리 조건 우선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즉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의 내용이 우선 적용된다는 의미입니다.

 

유대리: 제가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한번 검토해 주실 수 있는지요?

정노작: 그럼요. 저의 일이니 보내주세요.

 

유 대리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문제는 없을까요? 다음 편에서 왕초보 유 대리가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공개하겠습니다.

 

정광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