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 김대리의 하루




김대리는 피곤하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지만, 정작 다음달로 다가온 전세 만기일에 집주인이 전세 대금을 올려달라고 할 것을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기 힘든 몸으로 억지로 일어나, 만원 지하철을 타고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출근한다.


웬 회의는 그렇게 많고 회의가 끝나면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는 왜 이리 많은지. 회의하고 보고서 작성하고 그 밖의 다른 일 몇 가지를 처리하다 보면 벌써 창 밖은 어둑어둑하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회사 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놀아달라고 아이들이 찰싹 달라붙는다. 결국엔 몸만 버리게 되는 동창회, 부서의 회식, 주말에는 교회 성가대 연습까지 김대리는 몸이 10개라도 모자란다.


더욱이 최근에는 회사의 신규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이틀에 한번 꼴로 야근까지 하고 있다.


김대리는 너무 피곤하다.









당신은 혹시 이야기 1의 주인공과 같이 피곤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는 않는가? 가끔 너무나 사는 게 피곤한 사람들을 본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과 관련된 모른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사람들이다. 혹시 당신도 그렇지 않나?




완벽이란 매우 좋은 말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해내고, 누구에게나 인정 받는 그런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해내고, 누구와 어떤 경쟁을 하더라도 항상 지지않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항상, 이기지는 않더라도, 강한 승부욕으로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그런 사람들. 당신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완벽주의자나, 승부욕이 강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어떤 사람은 완벽주의자에게서 인간적인 매력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완벽주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런 사람이 결과적으로 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완벽주의자나,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 더 큰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 근거한다.






1. 큰 파이의 일을 만들지 못하고, 작은 파이의 일만을 한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구상하고 기획하는 일도 남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도 남보다 더 잘 만들고, 구체적인 실천도 남보다 앞선다. 그래서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려 한다. 그러나, 사회는 더욱 더 복잡해지고, 더욱 더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실패 없이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은 결국 작은 규모의 일을 혼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사회는 20대 80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다. 내가 100의 일을 혼자서 했을 때보다도, 큰 결과의 80%을 가져올 핵심적인 일 20%에 집중하면 작은 규모의 일 100을 했을 때보다 더 큰 성과를 얻는다. 다시 말해, 작은 파이의 전체보다 큰 파이의 80%가 더 크다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들은 그것을 놓치기 쉽다.






2. 삶이 피곤하고, 여유를 갖지 못해서 창의적인 생산성을 낳지 못한다.




과거 산업사회는 성실과 근면으로 성과를 낳았다. 그러나, 정보가 많아지고 지식이 생산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된 현대 사회에서는 성실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중요해졌다. 완벽주의자들은 대부분 효율보다는 성실과 근면을 먼저 앞세운다. 그 결과 자신의 삶을 피곤하게 만들고 여유를 찾지 못한다. 삶의 여유가 없다면 창의적인 생산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다 보면, 매우 피곤해지고 그 만큼 집중력은 떨어지게 된다. 피곤에 지친 사람에게 창의적인 생산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3. 자신에게 엄격한 성격 때문에 자신을 믿는 강한 의지를 갖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하던지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강한 의지다. 자신감 없이는 어떤 일도 충실하게 해낼 수 없다. 위로부터 주어진 일은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감 없이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어떤 일도 하지 못한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하다. 주위 사람들을 격려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일에 소극적이다. 주로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단어들은 일을 완벽하게 만드는 채찍이 될 수는 있으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의지를 꺾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시키는 일은 잘할지 몰라도,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일을 하지는 못한다.






진짜 완벽주의는 모든 일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기억하라. 20대 80의 법칙이 말하는 노력과 성과의 관계에도 주목해보라. 그럼, 당신은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내가 진정으로 집중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선택하여 그 곳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해보자. 모든 일에 완벽을 기울이기 보다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한 두개의 일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보자.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으려 하지 말고, 진정으로 승부하고 싶은 과목에서 A가 아니라, 선생님을 능가하는 실력을 쌓아보자.


내가 잘하는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들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거기에서 한단계 더 끌어올려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실력을 쌓아보자. 그렇게 했을 때, 전체를 모두 열심히 한 것보다 더 큰 몫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진짜 완벽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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