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열정, 재능 등 남

부러울 것이 없었던 젊은 사업가 윌에게 갑작스런 불행이 닥쳤습니다. 교통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것입니다. 루이자는 돈도 없고, 열정도 없습니다. 사람 만나는 일상에 만족하며 살다, 일하던 식당이 갑자기 문을 닫아

실업자 신세가 됩니다. 소설 미비포유(Me before you)의

두 주인공이야기입니다. 미비포유는 조조 모예스를 세계적 작가로 만들어준 베스트셀러입니다.



 



Me before you는 말 그대로 “너를 만나기 이전의 나”란 뜻입니다.

여기서 나와 너는 루이자와 윌,그리고 윌과 루이자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변모하는 이야기입니다.



 



윌은 사지마비 환자가 되면서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일상의 사소한 모든 하나 하나를 다른 사람이 결정해 줍니다. 루이자의 사지는 멀쩡하지만, 루이자 역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지 못합니다. 주어진

상황대로 하루 하루를 그냥 살아갈 뿐입니다.



 



윌은 루이자를 만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루이자에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있음을 깨닫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윌이 루이자를 돕도록

한 것은 루이자입니다. 루이자가 윌의 닫힌 마음을 열도록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통속적이라면 루이자와 윌의 사랑이야기로 행복하게 마무리 되겠지만, 조조

모예스는 이야기를 대단히 심각하게 마무리합니다. 윌이 가장 심각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종식하는 결정(존엄사: Death with dignity)을 내립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죽음은 힘든 주제입니다. 생명은 대해 무엇인가 침범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라는 느낌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생명에 대한 결정은 하늘이 아닌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Agency(作因)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어떤 행위를 만들어내는 주체를 의미합니다. 이 작인이 개인에게 있다고

본다면 생명에 대한 결정권 역시 개인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작인이 개인보다는 집단 혹은 초월적인 존재에 있다고 본다면 생명에 대한 결정은 한 개인이 마음대로 내릴 수 없습니다.



 



독립적인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선택과 행위의 결정주체는 개인에게 있다고 보는 경향이 강한 반면, 상호의존적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개인보다는 집단 혹은 초월적 존재에 있다고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조조 모예스는 미비포유를 통해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조조 모예스가 미비포유를 쓰게 된 계기가 존엄사를 선택한

한 청년에 대한 기사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는 거지….”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차츰 그 청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흔히 삶을 이야기 하지만, 조조 모예스는 삶과 죽음을 함께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루이자를

통해서는 삶에 대한 자기결정성을, 윌을 통해서는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성을...
하지만, 상호의존적 자아를 갖고 있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조조 모예스의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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