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업계에서 블록체인이 화두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퓨처플레이, 더벤처스와 같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및 벤처 투자사들도 앞다투어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투자 펀드들도 생겨나고 있다. 국내 제 1호 암호화폐 펀드인 해시드를 시작으로 이미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일구어낸 명망있는 창업가들도 암호화폐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가히 블록체인 열풍이라고도 불릴 정도의 이 큰 관심의 중심에는 ICO(Initial Coin Offering, 암호화폐 공개)가 있다. ICO는 기업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를 할때까지 평균 13.1년이 걸린다. 그 사이 기업은 수차례 투자를 받게되고 창업자의 지분은 지속적으로 희석된다. IPO를 하는 행정작업 또한 무척이나 복잡하고 제도도 까다롭다.

하지만 ICO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마법탄환처럼 보인다. 암호화폐는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발행하여 판매하여도 지분이 희석되지 않는다. 암호화폐 발행에 대해선 아직 법제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지켜야할 법과 필요한 행정절차가 IPO에 비하면 없다시피 하다.

IPO를 위해선 수년간의 매출, 수익 자료가 필요하지만 ICO는 매출성과가 전혀 없어도 가능하다. ICO가 입소문을 타고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면 수백억의 현금성 자산을 몇주안에 모금할 수 있다.

빠르고 간편하게, 수백억대의 투자금을 지분희석 없이 모금할 수 있는 ICO는 기업의 성장곡선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은 성장단계에 따라 여러 차례 투자를 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

ICO는 이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극적으로 단축시킨다. 기존의 기업은 여러 랜드마크를 달성하며 차근차근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했지만 ICO는 처음부터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원의 투자를 한 번에 받아 초기부터 엄청난 속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시키는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ICO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기존 벤처투자사가 투자한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거둘때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ICO 투자는 빠른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거래소 상장 후 일시적인 가격상승으로 얻는 시세차익은 덤이다.

ICO는 역사가 짧은만큼 제도화가 덜 되어있다. 이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에서는 암호화폐를 전담하는 정부 기관이 없기에 여러 기관에서 발표되는 상이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투자자들과 기업인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법 상황에서 ICO를 통해 투자금을 모금했을 때 가장 큰 리스크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횡령, 해킹, 유사수신 등 명백한 불법행위를 제외하면 ICO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합법적이라서가 아니다. 거의 모든 ICO프로젝트가 2년 미만이라 아직 어떠한 사업적 결과도 나오지 않은 탓이다. 아무도 잘된 사례가 없고 잘못된 사례가 없기에 사업가들에게 ICO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그만큼 법적, 회계적 리스크에도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본 사업이 ICO와 함께 침몰할 수도 있다.

ICO가 4차 산업혁명시대 기업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자리잡을지, 불법으로 오염된 사기판이 되어 버블처럼 사그라들지는 1, 2년 안에 나타날 기존 프로젝트들의 유의미한 성과를 통해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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