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은 성공적이기만 하면 얻는 것은 꽤나 큽니다. 새로운 삶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형중에서 개인과 사회에 해로운 성형이 있습니다. 바로 보톡스 성형입니다. 보톡스는 Botulinum toxin의 상표명으로 toxin이란 말에서 알수 있듯 독입니다. 근육 마비제입니다.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함으로써 몸의 모든 움직임을 마비시킵니다.

혹시 영화에서 아마존 밀림 원주민들이 독침으로 사냥하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Botulinum toxin보다 약한 큐라리라는 독을 바른 침을 쓴것입니다. 독침을 맞은 동물은 쓰러지지만 죽은게 아닙니다. 생각과 느낌은 그대로 남아있고 다만 근육만 움직이지 못할뿐입니다.

근육마비의 원리를 성형에 적용한게 보톡스입니다. 독성을 아주 미세하게 희석시키면 근육을 마비시키기는 하지만 필요한 부분만 통제할 수 있을만큼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얼굴의 근육을 살짝 마비시키면 주름을 피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칼로 째지 않아도 되니까 상당히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형의 혁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얼굴 근육마비는 뜻하지 않게 대단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감정경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감정은 얼굴을 통해 표현되고요, 동시에 얼굴 표정에 의해 감정경험을 합니다. 감정경험과 얼굴표정은 쌍방향입니다. 그런데 보톡스로 얼굴근육을 마비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감정경험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감정적이다"라는 말에 부정적인 의미도 들어 있으니 보톡스로 덜 감정적이게 돼 삶이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하고 여길수도 있지요. 문제는 감정이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다는데 있습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있기에 의사결정과 소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경험능력이 떨어지면 삶의 불행해집니다.

2010년 학술지 "정서"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보톡스 시술자는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긍정성은 감소하고 부정성은 증가했다고 합니다. 슬픈데 슬픔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기쁜데 기쁨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답답하고 무감해지겠지요. 문제는 이게 한 개인의 삶을 울적하게 만드는데 머물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인간의 사회성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데서 오는데, 보톡스가 그 감정이해능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개인 홀로 감정경험 능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해, 즉 공감능력도 떨어져 사회수준의 감정경험 능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공감이 없는 사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인간의 뛰어난 역량은 바로 공감능력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보톡스를 이용한 얼굴성형은 대단히 제한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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