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내용이 기사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매체에서 "'혼전 성경험' 여성은 왜 관대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우선, 이 기사의 제목은 허위입니다. 본문에는 "왜"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더구나 이 결과는 학술지에 발표된 내용이 아니고,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설문문항의 선택 및 구성, 자료나 자료의 해석에 대한 오류 가능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결혼정보회사의 영업활동이 이런 식으로 언론의 지면에 이용되는 현상이 안타깝습니다. 언론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기사 본문에 소개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감의 혼전 성경험은 몇 명까지 수용할 수 있나’란 질문에 여성 응답자의 58.1%는 ‘1~2명’ 이라고 답한 반면 남성 응답자의 63.2%는 ‘없어야 한다’고 응답, 큰 대조를 보였다."

58.1%와 63.2%는 차이가 큰 것일까요, 작은 것일까요? 이 수치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응답집단, 즉 남성 혹은 여성 응답이 어떻게 퍼져있는지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남성 중에서, 혹은 여성 중에서도 혼전 성경험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작으면 58.1%와 63.2%는 차이는 클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남성 혹은 여성 중에서도 혼전 성경험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크면 58.1%와 63.2%는 차이는 무의미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판단을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사회과학방법론은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절차와 기준을 제시하고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혼전 성경험에 대해 여성이 정말로 관대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성적 순결은 도덕적 선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과학연구의 한 파라다임인 진화심리학에서 다루는 연구 결과입니다. 성적 순결은 성선택(sexual selection)의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경우 단기적 성관계 대상을 구할 때는 성경험이 많은 여성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 모두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자 할때는 성관계가 많은 사람에게 대해서는 매력이 뚝 떨어진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혼전 성경험에 대해 강한 질투심을 느끼는 사람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말로는 "괜찮다"라고 할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설문조사가 쉬워보여도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닙니다.

성선택과 도덕적 선에 대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더 알고 싶은 분은 성선택 연구의 대가인 제프리 밀러의 논문 "Sexual selection for moral virtues"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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