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얼마 전 임원 코칭에서 나온 질문이다. ▪팀에게 의사결정권을 주어야 하는데 제가 직접 결정해서 지시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안 그래야 한다고 하면서 계속 그렇게 하는 제 모습을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속 팀장 중에 의사결정 장애자는 아니지만 항상 의사결정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요?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지낸다.  개인의 경우 직장에 출근방식 결정부터 퇴근 후 여가시간 선택 등 다양하다.  문제는 업무적으로 필요한 의사결정을 어떻게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하느냐는 것이다.  앞에 언급한 임원들이 고민하는 것도 업무적인 것이다.  그러자면 의사결정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의사결정이란 문제를 인식하여 진단하고 해결에 필요한 대안을 찾는 것. 그리고 평가 후 최적 대안을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상태와 기대하는 상태가 차이가 날 때 발생한다. 필자 선배 코치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리더의 의사결정력은 그 리더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 ,사고방식, 대인관계, 소통,리더십 스타일 등 총체적 표현이다.” 공감가는 대목이 많다.

  피터 드러커 이야기다. ▪효과적인 사람들은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 데 집중한다. ▪그들은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상황에 따라 실용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안다. ▪따라서 효과적인 의사결정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해야 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문제인가, 예외적인 문제인가?” ▪일반적인 문제는 언제나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의사결정자가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는 일반적인 상황을 마치 특수한 사건의 연속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또 피터 드러커는 <2 종류 선택>이란 것을 언급한다. 하나는 빵 반쪽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는 것. 다른 하나는 솔로몬 재판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반쪽 아이는 아예 없는 것 보다 더 나쁘다’ 는 것이다. 그는 이 두 가지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의사결정에서 “무엇이 수락 가능한가?” 보다 “무엇이 올바른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이야기다. 필자가 의사결정과 관련 평소 강조하는 3가지다.

  첫째, 올바른 기준이다.

 “이 의사결정으로 인해 자신과 공동체에 어떤 공헌을 했는가?” 라는 점이다. 의사결정 어려움에 처하는 세 가지 경우는 비비교성, 비수용성, 불확실성이다. 즉 두 개 이상의 선택지가 있을 경우 상호 비교하기가 어려운 경우다. 또한 선택을 해야 함에도 선뜻 선택을 수용할 수 없는 경우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기 곤란하여 선택을 미루는 경우다. 이 때 선택의 기준이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속도 즉 타이밍이다. 적기에 결정하지 않으면 큰 위험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둘째, 초점 맞추기다.

  <의사결정의 그레샴 법칙>이라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급하지 않는 사소한 문제(악화,惡貨)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문제(양화,良貨)의 해결에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편, 임원으로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은 팀에 맡겨도 좋다.

셋째. 참여, 공유, 피드백하기다.

 의사결정된 것은 실행이 되어야 한다. 실행되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필요한 구성원의 참여와 결정사항에 대한 공유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의사결정과 실행과정에서 피드백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의사결정 관련 재미있는 예화를 소개한다. 다섯 가지 상황에서 무엇이 더 바람직할까?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 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마라. 물론 정답은 없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은 늘 힘들지만 리더라면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즐기면서 하면 좋지 않을까?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전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