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1. 긴장이 없는 개인은 비전과 성장도 없다

A팀장이 고개를 숙이며 부탁할 사항이 있다고 한다. 평소 내성적이지만 팀장으로서 방향을 제시하고 팀원들을 한 명 한 명 이끌기로 소문난 A팀장이었기에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자리를 권했다. 신입사원 B사원과 관련된 일이었다. 몇 번 같은 잘못을 수정해도 개선이 일어나지 않고,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하면 표정이 달라지며 말을 하지 않는데 면담을 해줬으면 하는 요청이었다. 구체적인 사항을 듣고, B사원을 부르기 전에 같은 팀의 멘토를 불렀다. 3년 선배인 김대리는 말이나 행동이 활기차며, 지시에 의해 일하기 보다는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는 우수 사원이었다.

B사원과의 5개월 멘토링에 대한 김대리의 한마디는 일하러 온 것이 아닌 직장을 보고 온 것 같다고 한다. 자신은 가치가 높고 귀한 존재인데 이 직장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것도 영광이며, 일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우선을 둔다고 한다. 솔직이 자신도 멘토링을 하지 않은 지 몇 달 되었고 지금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B사원을 불렀다. 직장으로서 이 회사는 마음에 들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은 전략이나 신규사업과 같은 일을 해야 하는데, 이 부서에 와서 자신의 재능을 허비하고 있다고 한다. 원하는 일과 일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가치를 물었으나, 대답 대신 전략부서로 옮겨 달라고 한다. 이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찾아보면 어떻겠냐고 하니 그냥 나가 3일 동안 핸드폰을 끄고 연락을 할 수 없게 한 후 출근해 죄송하다고 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큰 상점의 주인이 직원 한 명에게 장대비가 쏟아지는 오후, 시장에 나가보라고 말했다. 한참 후 이 직원은 노인과 수레에 엄청난 양의 감자를 싣고 왔다. 시장에는 비가 많이 와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이 없었는데 처마 밑에 이 어르신이 감자를 팔고 있어 보니 감자가 실하고 가격이 싸서 전부 가져왔다고 한다. 상점에는 큰 창고가 많아 보관한 후 비가 그친 후 팔면 이익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어떤 마음가짐과 어떻게 행하고 있는가에 따라 그 일은 재미있고 의미가 있으며 성장하게 이끈다. 일이 싫고 귀찮고 힘들다 생각하면, 일은 무거운 짐으로 다가 와 어느 순간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되어 있다. 반면, 자부심을 갖고 최고의 전문가를 꿈꾸며 하나 하나 즐겁게 배워 나가다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이 회사 이익의 근원이 되고, 어느 순간 하는 일을 가르치고 컨설팅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게 된다.

2. 최근 유행하는 워라밸에 대한 우려

신입사원이 하고 있는 일의 양과 질은 20년 부장이 하고 있는 일과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한 사람의 라이프사이클을 보면, 20대말에서 30대 초반의 신입사원 시절에는 직장과 직업에서 조기전력화하고 배울 때이다. 직무 단계상 1단계 또는 기초단계이기 때문에 질보다는 양적으로 많은 일들을 경험하여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 때이다. 그러나, 직장에서 10년 정도 근무한 과장급 레벨은 한 직무의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입사하여 동일한 직무를 수행했다면 그 직무에 대한 개선, 매뉴얼 작성, 사내 강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20년 차이면 모르는 조직에 가서 진단을 실시하고 컨설팅을 하며 국내외 동일 직무의 전문가들과 논쟁을 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 신입사원 일의 질은 20년 넘은 부장의 일의 질과 다르기 때문에 동등한 평가는 곤란하다. 차별을 인정해야만 한다. Work & life balance 역시 회사가 놓여져 있는 상황, 회사 전 구성원의 지식과 경험 수준, 회사와 구성원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양적 개념이 아닌 질적 개념에서 워라밸을 평가해야만 한다.

워라밸이 작업 환경 개선과 열린 공간, 유연근무와 일을 편하게 하는 측면만 강조되어서는 안된다. 생각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워라밸의 질적 변화가 보다 중요하다. 모두에게 열린 아늑하고 편하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구성원에게 목표와 실행의 긴장이 있어 도전하고 몰입하며 협업하여 차별화된 수준의 높은 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3. 먼저 자신의 일 속에서 성과 창출이 우선이다.

회사가 성장해야 급여와 복지 그리고 내가 성장한다. 모두가 자신을 우선시하면 성장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는 망한다. 일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가치가 있어야 하며,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해 생산성을 높이고 끊임없이 살아 남아야 한다. 두 집단이 있다. 한 곳은 집단 내 경쟁과 긴장이 감돈다. 일의 목표와 수준이 명확하며,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여 보다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 잘못한 일에 대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명확하게 지적하며 다시는 똑 같은 잘못이 없도록 한다. 집단의 룰에 반하는 튀는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며 성과에 대해 인정해 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룰을 지키며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나아간다.

다른 한 집단은 무관심이 팽배하다. 내 일이 아니면 간섭하려 하지 않고, 누가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 화를 낸다.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가르쳐 주지 않고 책임을 지라고 한다. 아늑하고 편안한 사무실은 직원들로 가득하지만 항상 정적이 흐른다.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스마트폰을 들고 밖에 나가 통화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이 집단도 제안이나 학습조직을 운영하지만, 모이는 사람이 없다. 오죽하면 봉사활동을 갔는데, 웃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어르신들이 그만 가라고 한다.

만족한 고객들은 감사하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 성공한 기업들의 직원들은 물건을 팔기 전에 기업과 자신의 이미지를 팔고 고객과의 관계를 맺는다. 신용을 최우선으로 하며 회사의 성장과 자신의 성장을 하나로 생각한다.

한 식당을 간 적이 있다. 자리에 앉으니 물수건을 가져다 주고, 밑반찬이 부족하기 전에 채워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듬뿍 가져다 준다. 음식을 다 먹을 때쯤 커피와 매실차를 권한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는 것도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서비스로 다시 찾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직원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들은 기뻐하며 고마워하며 다시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