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토끼가 물었다. “거북이야 그렇게 나를 이기고 싶었니? 왜 깨우지 않은거야?”
거북이가 말했다.”아니, 너가 거기에 있는 것도 몰랐어”
거북이의 상대는 토끼가 아니었다. 원래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북이의 경쟁 상대는 토끼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내 딛으면서 목표점에 가까워 가는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우보천리(牛步千里)”란 우리 삶의 지혜다. 단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목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신이 있음을 발견 할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갈망하라!!!(스티븐잡스)”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우직하게 그리고 천천히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발을 떼라.

겸손하게…
다음날 토끼는 거북이에게 또 다시 경주를 제안했다.
토끼는 이번엔 전력을 다해서 달렸고, 중간에 쉬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 전날 거북이에게 진것이 큰 경험이 된 듯하다.
토끼는 거북이가 도착하자 “그것보라. 내가 자지만 않았다면 너에게 질리가 없다.”
토끼는 그것이 큰 자랑이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 거북이는 그런 토끼를 말없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우리는 가끔 토끼의 ‘어리석음’을 경험한다. 당연히 이길 수 밖에 없는 게임을 하면서도 이기고 난 다음 마치 큰 일을 해낸 것처럼 너스레를 떤다. 어쩌면 인간은 그렇게라도 자신을 부각시키고 싶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 겸손하고 ‘측은지심’으로 상대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혼자만 잘났다고 온갖 자랑질(?)을 하고 다녀서는 안된다.

예전에 읽었던 ‘안도현’님의 시구중에 생각나는 글귀가 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아라. 넌 누군가에게 그렇게 뜨거워본적 있느냐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누군가를 위해 살아본적 없다면 연탄재를 함부로 찰 수 없는 법이다. 예전에 눈이 내리면 길이 미끄러워지지 않도록 길마다 연탄재를 부숴놓았다. 그렇게 부서진 연탄재는 또 다시 그렇게 누군가를 위해 태워졌고 부서졌던 것이다. 작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언젠가 당신에게 꼭 필요한 무엇이 될 것이다.

사실 이기고 짐은 상대적이다. 지는 사람이 없다면 이기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두 단어는 공존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둘은 함께 있어야만 한다. 전제를 안다면 그 이후는 단지 결과일 뿐이고, 결과는 늘 바뀌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토끼는 거북이와의 경쟁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친구를 맺었다.
그리고 두 친구는 여행을 떠났다.
함께한 여행길에서 물을 만나면 거북이가 토끼를 등에 지고 건넜고, 평지나 산을 오를때는 토끼가 거북이를 등에 지고 뛰었다. 비록 혼자일때보다는 속도감은 나지 않았지만 재미있고 즐겁게 여행의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여행은 역시 한명보다는 둘이 낫다. 뿐만 아니라 멀리 가려한다면 반드시 친구와 가야만 오랫동안 갈 수 있다. (빨리가려면 혼자가야 하지만 멀리가려면 혼자가야 한다는 말처럼….)
삶은 여행이다. 그 길은 즐겁고 힘들고 지치고 버림받고 외로움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당신의 곁에 누군가가 없다면, 그렇게 험난한 길을 걷는걸 포기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神)은 평생의 파트너로 배우자를 만들고, 키워야 하는 자녀를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친구라는 버팀목을 만들어 줬다. 친구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나이 많은 친구도 좋고 어린 친구도 좋다. 동성도 좋고 이성도 좋다. 같은 성격도 좋고 나와는 이질적인 성격을 가져도 좋다. 당신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도 좋고, 한사람을 깊게 사귀어도 좋다. 친구만 있다면 괜찮다. 당신이 기다려 줄 수 있고, 당신을 기다려 줄 수 있는 친구라면 괜찮다.


※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