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비위 약해서 댁 같은 장사꾼들하곤 못 어울려”

“너 한국말 못 알아들어? 내가 돈 보내랬어? 니 음악 보내라고 이 돌대가리야 돈으로 쉴드 치지 말고 자신 없으면 꺼져.”

새 드라마인 ‘시크릿 가든’에서 천재 뮤지션으로 ‘션’이 극중 인기가수인 ‘오스카’에게 퍼붓는 독설이다. 노력도 하지 않고 허상의 인기에만 매달리는 걸 맹렬하게 비웃는 그는 작은 분량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왜 그럴까?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고 말하는 김주원 역을 맡고 있는 현빈도 비슷하다. 그는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면서, “내가 원래 이런거 잘 안 묻는데”라면서 잘난척의 지존으로 등극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그리 밉지 않은 이유는 그런 말들이 직위만 내세우고, 고민도 없이 대충 일처리하는 직장인들을 꼬집는 독설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독설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이유는 그들이 하는 말들이 단순한 인신공격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마에 신드롬’까지 만들어 낸 ‘베토벤 바이러스’도 마찬기지다. 괴팍한 천재 작곡가인 강마에는 자신을 숨기지 않고 말한다. 그는 경력보다는 실력이 중요하고 말하면서, 상대방에게 현재 자신의 모습을 깨우치게 한다. 이리저리 눈치만 보지 말고 실력을 쌓으라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수준을 직시하게 한다.
“이기적이 되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너무 착해요. 아니 착한게 아니라 바보입니다. 하고 싶은건 못하고, 생활은 어렵고, 주변사람들 누구누구 때문에 희생했다. 피해의식만 생겼잖습니까? 이건 착한 것도 바보도 아닙니다. 비겁한 겁니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백 가지도 넘는 핑계 대고 도망친 겁니다.”

실력보다는 눈치를 보고 살아가고, 조금만 강하게 보이면 꼬리를 내리는 용기없는 내모습을 매섭고 혹독하게 공격한다. 그리고 아프지만 “그래 맞어”라고 동의하게 만든다.

우리에겐 무언가를 이루려는 ‘용기’가 부족하다. 말을 이리저리 돌리고 핵심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실력도 없는 주제에 사람 좋은거 하나 믿고, 남한테 얹혀서 피 다 빨아먹는 인간들. 그런 사람들도 겪다보면 내가 그리워질 거야”라고 내 뱉는 그의 말을 되새겨 본다.



끝으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명대사를 다시 짚어본다.

“음대 나온거 맞아요? 근데 왜 이래요? 연습도 안해와, 음도 못 맞춰. 근대 음대 나왔다는 자만심은 있어. 연주도 꼭 오케스트라에서 해야 돼. 이거 어쩌나 욕심두 많네? 아줌마 같은 사람을 세상에서 뭐라 말하는지 알아요?….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난 그중에서도 이렇게 불러주고 싶어요. 똥.덩.어.리”

욕심만 많고 어줍잖은 자만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속 시원한 독설을 퍼붓고 있는 독설가인 그들이 인기있는 이유는 인기가 아니라, 실력으로 존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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