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체벌이 없어졌다. 그러나 국민의 67%는 체벌이 필요하다고 한다. 체벌대신 벌점이 많아지니 학생들도 힘들어 한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은 체벌이 없어지니 학생들을 컨트롤하기 힘들다고 하고, 심한 경우엔 교권이 무시당하는 사례도 생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아노미적 현상이다.



외국에서 체벌하지 않으니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체벌이 없어져야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건 사회적 성숙도에 따라 해결될 일이다. 당위성만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선조들은 선생님에게 회초리라는 특권을 부여해 줬다.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체벌의 특권을 준다는 건 그만큼 선생님들을 믿고 의지한다는 의미였다. 부모로서 바른길로 이끌지 못한걸 선생님이 방향과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이런 부모들의 마음을 아는 선생님들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아이들을 이끌었고, 아픈 마음으로 회초리를 들었다.

그래서 한때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유교적 사고가 바탕이 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몇 몇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감정적 대응에 적절히 조치하지 못하고 욱하는 반응적 태도를 보였던게 미디어에 노출되고, 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하지 못하고, 자기 아이들만 감싸안는 이기적 발상, 또한 아이들은 그런게 당연하다고 믿고 선생님을 신뢰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 학원중심의 성적만능주의에 빠지고, 결국 학교선생님이 회초리를 드는건 인정하지 못하지만, 학원 선생님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회초리를 드는건 이해하는 절대적 성적중의에 기인한 줄서기 방식이다.



많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자신들의 자녀처럼 생각하고 교직을 시작한다. 꿈을 이뤄주기 위해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학문뿐만 아니라 전인적 교육을 시키고자 한다. 올바른 회초리의 정신을 이해하고, 회초리가 마지막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체벌과 점수 둘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미 체벌은 금지됐다면 우린 그 틀안에서 다른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대안학교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려는 선생님들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애정에서 만드는 아이들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우리 선생님들을 믿는다. 그분들은 분명히 다른 훌륭한 대안을 찾아낼 것이다. 왜냐면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하루의 삶 대부분을 그들과 함께 하기에 가장 많이 학생들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과 학생들도 선생님들을 믿어야 한다. 신뢰없이 아이들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선생님들이 더 지혜롭게 교직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30여년전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최초의 학교드라마가 생각난다. “얼굴이 무서워도 마음은 따뜻해요~”라던 주제가도 생각난다. 우리들에게 소중히 자리잡은 선생님의 진짜 숨겨진 얼굴은 바로 ‘아이들에 대한 진짜 사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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