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TV프로그램을 보면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 생겼다. 그것은 MBC에서 방영되는 ‘우리 아버지’라는 프로그램이다. ‘아버지’라는 결계 안에 묻혀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작가와 PD의 감성적인 터치로 한없이 아름답게(?) 비춰준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진짜 '우리 아버지'는 이런 모습이 아닌데...


아버지로서 가끔 눈시울이 뜨거워지게 하는 이 프로그램은 희생과 봉사, 끝없는 자애를 ‘어머니’라는 주체가 아닌 ‘아버지’라는 시각에서 재해석 해주고, 서투르지만 따뜻한 ‘부정(父情)’을 그려낸다. 기획의도는 ‘아버지 기(氣) 살리기 프로젝트’이며, 잊고 지냈던 ‘진짜 아버지’를 만나는 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아버지들의 숨겨진 ‘그림자’들이다.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보여주지 않은, 그리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그들의 속마음을 벗겨 가면서 그 안에 숨겨진 진정(眞情)을 알려준다. 그래서인지 가족이라는 무게를 떠 안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만 나온다. 하지만 왜 아버지들이 삶을 살아가는 진짜 아름다운 모습을 그것으로만 조명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모습은 아버지들의 ‘기(氣)를 살려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진짜 '기(氣)'를 살려주려면 끊임없이 추구하는 뚝심있는 아버지들의 그것을 알려줘야한다..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참고 가족을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통해 가족을 이끌어 가는 참 아버지의 모습이 비춰줘야 한다. 실패를 모르는 도전은 젊음과 청춘의 몫만이 아니라, 아버지들의 '특허'라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센건 ‘아버지’다. 우리 아버지는 모르는게 없고, 망가진 것도 척척 고쳐준다. 비록 키는 작아도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은 아버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영웅’이고, 딸들에겐 언제나 기댈 수 있는 ‘기둥’이고 ‘버팀목’이며 장래 남편감은 무조건 ‘아버지 같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들은 언제나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데 TV에서 자꾸 비춰지는건자꾸 약한 모습들 이다. 각종 매체에서는 IMF때처럼 명퇴당하고, 처져있는 아버지들이 뒷모습만 안쓰럽게 보여준다. 실패한 ‘가장’이자 무능한 ‘아버지’이면서 철없는 ‘남편’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와 코미디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시대의 아버지를 형편없게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진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게 아니란걸.

철이 들면서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퇴색되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진짜 아버지를 기억해야 한다. 아버지는 힘들어 지친 모습보다 늘 소나무 같은 그런 모습으로 자녀들에게 남길 원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게 더 힘들지라도 아버지들은 그렇게 보여지고. 또 그렇게 남길 바란다.

우리 아버지들의 진짜 모습은 숨어서 모든걸 지켜주고, 보호하는 것이다. 아무리 직장에서 힘들지라도 그런 나약한 모습은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이 가졌던 고민을 가족들에게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버지들은 언제나 ‘거인’의 모습이 되길 원한다.

우리는 그런 아버지들의 ‘자신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시대를 끌어가는 아버지들의 ‘힘’을 배워야 한다.

 

GOD의 ‘어머님께’를 들어보면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가사가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아이들이 맘껏 먹을 수 있도록 그 자리를 비켜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큰 힘이 ‘진짜 아버지’다.
아버지들은 일과 가정에 어깨가 처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주길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감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아버지는 진정으로 바란다.
자녀에게 벤치마킹 모델이 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자신을 뛰어넘어 더 나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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