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ICO] 센트라 코인 설립자 구속, 장밋빛 ICO의 함정
지난 1일 센트라 코인을 설립한 공동 설립자 샘 샤르마와 로버트 파르카스가 미 당국에게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센트라 코인은 보유한 암호화폐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많은 투자자들에게 화제를 모은 코인이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고 엄청난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카드가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와 협력 관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천재 복서인 메이웨더를 비롯한 유명인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세우기도 했다. 결국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약 35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이 홍보하던 대부분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이들은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와 아무 관계도 없었으며 경영진 일부는 사진을 도용한 허구의 인물이거나 경력이 조작된 상태였다. 또한 이들은 유명인들에게 돈을 지불하면서 SNS홍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ICO 당시 센트라 코인은 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 센트라 카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주고, 전체 수수료 수익의 일정액을 지급한다고 발표해 많은 투자자들이 열광했다. 하지만 필자는 센트라 코인에게 몇 가지 의문이 들었고, 결국 투자는 물론 분석마저 중도에 관둔 바 있다.

왜 필자가 분석을 그만뒀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분석할 가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마케팅 방식이 전혀 프로페셔널하지 않았다. 센트라 코인의 초기 마케팅은 대부분이 SNS 봇과 스팸 메시지, 그리고 유명인들의 광고로 이뤄졌다. 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는 IT기업의 마케팅이라고 하기엔 매우 난잡한 수준이었다.

공동설립자들의 학력과 이력을 조사하려 했더니,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고 구성원 상당수의 이력은 조사 자체가 힘들었다. 또한 센트라 카드의 구조상 대규모 암호화폐를 회사가 가지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산의 운용이나 감사 계획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백서에는 센트라 코인과 카드에 대한 기술적인 구조, 멀티지갑의 보안 기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도 일체 들어있지 않았다.

현재 체포된 두 설립자는 실제 경영이나 개발에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ICO이후에서야 투자금을 이용하여 뒤늦은 개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설립자들의 사기 혐의 구속으로 센트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고 장밋빛 미래를 보고 모여든 투자자들은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됐다.

이처럼 유명하고 유망해 보이는 코인들도 실체를 알고 보면 사기인 경우가 많다. 본격적인 가이드라인이 생기고, 규제가 도입되면 사기성이 짙은 코인들은 대거 걸러질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사기 시도는 계속될 것이기에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60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최초의 현대적 증권거래소가 생긴 뒤로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운영된 주식에도 사기가 존재한다. 하물며 이제 10년도 지나지 않은 코인 시장은 오죽하겠는가. 제대로 된 규제나 가이드라인이 생기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한 시도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유명인이나 화려한 스펙을 내세우는 암호화폐에 주의를 기울여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해당 암호화폐가 기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주장하는 바를 검증할 수 있는지 등을 명백히 따져야 사기를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