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김 대리도 새해를 맞이하여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과 내적 역량을 강화시키는 목표를 세웠다. 얼마 전 상사 때문에 회사 다니기 힘들다는 후배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다. “인생의 주체는 바로 자신이다. 누구 때문이라는 것도 비겁한 얘기다.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말이다. 다른 곳에 가면 잘 할 수 있겠나. 어떤 상사든 어느 기업이든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자네 일이야.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오롯이 자네 몫이네.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어디서든 빛이 나야 되지 않겠나.” 필자가 후배에게 강조한 점은 ‘타인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서 일하라’는 것이다. 회사야 말로 ‘봉급도 받으면서 경영수업도 하는’ 천혜의 자기계발 학교인 셈이다.




새해 자기계발을 위해서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세상은 전쟁터라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래서 비즈니스 내공을 키워야 한다. 서양에서는 내공을 ‘딥 스마트(Deep Smart)’라고 부른다. 딥 스마트란 오랜 동안 다양한 경험과 고도의 전문 역량을 쌓아온 비즈니스 세계의 프로들이 가진, 눈에는 안 보이지만 그 실체가 뚜렷하게 느껴지는 깊은 통찰력과 지혜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내공을 키우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 전문성, 다양한 인맥, 지속적인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 만인이 추천하는 자기계발 방법인 ‘독서’를 권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대인은 너무 바빠 책을 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이 들을 위한 방법이 있으니 바로 ‘강연회’다. 최근 책을 주제로 저자가 강연형태로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많아 이것을 이용하면 된다. 비용도 1만원 정도이며, 퇴근 후 행사라 부담이 없다. 졸지만 않으면 적어도 저자의 핵심 내공 2~3가지는 배울 수 있다. 강연회는 자기계발 의지는 충만하나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직장인에게 추천할 만한 자기계발 방법이다. 때로는 뒷풀이 시간도 있어 직접 강사와 대면하면서 강연시간에 노출하지 않은 핵심 노하우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필자가 이 방법을 추천하는 이유는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의 중요성에 대해 고리타분한 당위성만 내세우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회장인 하워드 슐츠도 창업 초기 리더십 때문에 고민이 많아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한 결과 이 분야의 대가인 워렌 베니스를 찾아가 보라는 말을 듣고 그의 강연회에 참석을 하게 되고 이후 그를 최고의 스승으로 삼았다.




둘째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말에 ‘생각정리의 시간’을 갖도록 권장한다. 구체적 내용을 알려드리면 조용한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며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약 1시간 정도 가만히 있는 것이다. 이 방법 역시 바쁜 현대인들에게 특별한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 쉬운 자기계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의 의미는 소용돌이에서 핵심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소용돌이가 가라앉아야 비로소 핵심과 주변부를 볼 수 있는 이치다. 일주일간의 직장생활에서 계속 담기만 했던 것을 침잠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라앉아야 핵심이 보이는 것처럼 이 과정을 거쳐야 진짜 자신의 지식과 역량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1년에 두 번 호젓한 별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온라인 비디오 게임 등 많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이 ‘생각 주간’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생각정리의 시간’은 ‘몰입’과 관계가 있다. 우두커니 시간을 통해서 일주일의 핵심을 침잠시키는 동시에 무엇인가에 몰입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소용돌이처럼 잡념이 많이 일어나지만 일정 시간 경과 후에는 무아지경 즉 최대한 멍한 상태가 몰입을 경험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몰입은 매우 중요하고 최근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몰입학의 대가인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저서 ‘몰입의 경영’에서 직원이 일에 몰입함으로써 행복을 느껴 최적의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이야말로 우량 기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 번째 방법으로 ‘음악과 친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최근 ‘창조경영’이 경영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기업들이 창조를 이끌어 내는 방법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창조적 감성은 경영도서 수 백 권을 읽는다고 해서 발현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의 탄생’ 저자인 마이클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창조경영의 출발점은 예술이라고 강조하면서 시, 음악, 미술 등 예술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며, 바로 여기서 창의력이 나온다고 말한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기타실력이 수준급이다. ‘음악과 친하기’ 프로그램은 장르에 관계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편안한 상태에서 한 시간 정도 지속적으로 들으면 좋다. 전철이나 사람들이 많은 번잡한 공간에서의 음악 듣기는 ‘창조적 감성 만들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악에 집중하고 몰입하다 보면 각 악기들이 연주되는 것을 따로 들을 수 있는 감성을 가지게 된다. 음악적 감성이 꾸준히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창의력도 높아진다.




위에 열거된 세 가지 방법은 필자가 비즈니스 내공을 키운 방법이다. 목이 마를 때 샘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 한잔이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 아무리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현실적인 방법으로 구현되지 않으면 공허하다. 새해 대한민국 김 대리의 고군분투를 기원하며, 미래의 CEO가 되기 위한 비즈니스 내공 쌓기에 최선을 다하는 2008년이 됐으면 한다.




* 본 칼럼은 <머니투데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