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자 한국경제신문에는 ‘달라지는 직장인들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내용인즉슨, 퇴근 후 다 함께 모여 술집에서 술 마시고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소개한 방법은 여러가지였는데, 최근 유행한다는 분노방부터 시작해서 식물 감상, 명화 따라 그리기, 초집중 구두닦이 등 듣기만 해도 솔깃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물론, 운동이나 춤과 같이 많이 알려진 방법, 나아가 전문가와의 상담도 포함한다.

핵심은 모든 것을 잊고 자기에게 집중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업무와 연관된 다양한 관계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 내 존재를 다른 이들에게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고 다른 이들의 존재 표현에 쉴새 없이 응답해야 한다.

최근 화두가 되는 감정 노동이라는 것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표현에 반응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가장 강도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감정 노동의 강도가 높을수록 자신의 모든 것을 그대로 놓아버리는 번아웃상태에 빠질 위험도 크다.

번아웃(Burn-Out)그대로 모든 것을 활활 태워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남에게도나에게도 어떤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무반응, 무감각, 무감동이다. 차라리 화를 내고 울고 불고 소리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고 다른 이들이 알아차리기도 쉽다. 하지만 이런 번아웃은 다른 이들이 알아차릴 새도 없이 스스로를 무기력의 감옥에 가두는 경우가 많다.

시작은 한번의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처음에 가볍게 여긴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채 유사한 형태로 몇 번이고 반복된다. 이는 자신도 모르게 이건 해결하지 않는, 그냥 쌓아두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한 셈이다.  만약 처음의 작은 스트레스라도 그때그때 해소할 수 있었다면, 이후에 비슷한 상황에서도 이것은 곧 해결할 것, 풀어낼 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쌓아 두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마음의 습관은 몸의 습관과 다르지 않다. 몸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자주 쓰는 방향으로 습관이 된다. 이후로는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꾸만 습관대로 되풀이하고자 한다. 처음에 그냥 스트레스에 불과했던 것이 습관이 되면서 점차 내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고 나조차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쌓아두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대신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수시로 자신을 충전할 수 있을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나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감지하는 것이다. 수시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지금 나의 기분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우선이다.

객관적인 체크리스트 등도 있지만 기준은 어디까지나 나다. 상대적으로 좀더 예민한 이도 있고 덜 예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만의 기준을 갖는 것은 나를 아는 것을 포함한다. 나에 대해 알아야 나만의 기준이 생긴다.

일단 기준이 되는 스트레스를 감지했다면 이제 이를 적절하게 풀어낼 시간이다. 어떤 이에게는 운동과 춤이 해소 방안이 되지만 또다른 이에게는 이것이 새로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내가 어떤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평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환경에 있었다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철저하게 혼자만의 시간으로 충전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혼자서 반복되는 일을 하며 쌓인 스트레스는 새로운 이들과 어울려 에너지를 발산하며 해소할 수도 있다. 마치 양팔저울과 같이 이쪽저쪽의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잘 조율된 저울과 같이 때로는 한쪽으로 기울더라도 결국엔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나의 모습이다. 따라서 기준점을 명확히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정한 를 기준으로 할 수만 있다면 오늘 어느 쪽으로 기울었다 해서 염려할 필요는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본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올테니 말이다.

결국 스트레스는 크기나 빈도의 문제가 아니다. 또는 특정한 해소 방법에만 의존할 필요도 없다. 다양한 상황에서 이리저리 흔들려도 머지않아 돌아갈 내 모습, 내 마음의 자리가 있다면 두려워할 것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의 자리, 양팔 저울의 기준점을 찾는 일이다. 내 마음의 기준점 있는 한 지금 이순간 흔들려도 거침없이 나아가면 된다.

최헌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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