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12월이란 단어를 연상해 보면 캐논변주곡 으로 유명한 조지윈스턴의 「December」라는 앨범이 생각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이제 얼마후면 12월도 다가오고 본격적으로 송년회도 시작되겠지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인지 송년회에 대한 느낌이 시들해 집니다. 이왕이면 좋은 분들과 더불어 차분하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습니다.

 

이번 12월 4일 토요일에 “한경닷컴 직장인 커뮤니티 2005 비전 선포식” 행사가 송년회를 겸해서 진행됩니다. 우리 커뮤니티도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하려고 합니다. 저도 행사 운영위원으로 참석을 하니, 회원 여러분께서도 많이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경닷컴의 우측상단 공지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연작으로 ‘탐욕’이란 주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인간의 본성과 기업활동과의 연관성 중에서 탐욕이란 부분이 어떻게 기업의 성과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CEO 기본기 만들기(8) : 탐욕, 아담과 이브의 원죄인가(상)

 

1719년부터 1720년까지 프랑스 파리에선 투기광풍이 불었다. 도박꾼이었던 영국인 존 로가 설립한 미시시피 회사가 진원지였다.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가 중국과의 독점교역권을 부여한 이 회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금광개발까지 한다고 선전했다. 투자자에게 연 수익률 120%를 보장했다. 돈이 몰려들었고 주가는 연일 폭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떼돈을 벌어주는 루이지애나 금광은 없었다. 수많은 프랑스 투자자들은 알거지가 됐고, 존 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비슷한 시기 영국 남해회사에 투자했다가 큰돈을 날린 아이작 뉴턴은 “나는 만유인력을 측정할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을 계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시시피 투자’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본성을 설명하는 좋은 고전 사례 이다.

 

2002년 7월 그린스펀 의장은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 통화정책을 보고하면서 ‘전염성 탐욕(infectious greed)’이 미 경제계를 휩쓸고 있다고 말했다. 엔론과 같은 대형 기업의 분식회계사태와 몇몇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부도덕성 등 당시 터져 나온 일련의 비리들을 한마디로 꼬집은 것이었다.

 

탐욕의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 곳곳으로 확산됐다. 금융회사 직원들은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거래실적을 조작했고, 경영진은 스톡 옵션에 눈이 멀어 회사의 이익을 조작했다.


조작행위는 법규의 허점을 파고 들며 진화를 거듭했으나, 정치권은 금융회사의 로비로 허점을 방치했다. 이런 가운데 들불처럼 퍼져나간 바이러스는 엔론, 글로벌 크로싱, 월드컴, 롱텀 캐피털을 파산시키고 유럽, 일본, 러시아의 금융회사들을 늪에 빠뜨렸으며, 동남아 경제를 침몰시켰다.

 

미국 샌디에이고대 법대 교수인 프랭크 파트노이가 저술한 ‘전염성 탐욕’ 이란 책의 마지막 구절은 오늘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주식을 산 기업의 연차 보고서를 주의 깊게 읽어봤는가? 나는 그 기업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고객은 누구인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가? 나는 친구, 동료, 텔레비전 해설자가 최근의 인기 주식을 추천할 때 그 추천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는가? 만약 당신이 이런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면 금융부정에는, 당신도 문제다. 바로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핵심이다. 세계 경제를 기만이 난무하는 위험천만한 카지노장으로 만든 일차적인 책임은 금융회사 직원에서 확산된 탐욕 바이러스에 있지만,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의 탐욕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 탐욕의 기원은 어디에서부터 잉태되었을까. 아마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로운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필요한 것보다 많은 것을 탐내지 말라'는 가르침을 어긴 아담과 이브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대에서부터 탐욕의 바이러스는 그 기미를 드러냈지만 문화적 가치들이 항바이러스로 작용하여 그것을 억제했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사회의 상업적 압력, 기술변화가 탐욕의 확산과 전파를 도왔다. 또한 대중매체를 통한 기업들의 광고는 탐욕의 전염성을 높이고 이 병의 심각성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방해해 왔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탐욕은 마치 바닥 없는 함정과 같다는 것이다. 재물을 탐하거나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은 원하는 만큼 그 대상물을 쟁취하더라도 결코 만족해 하지 않는다. 심리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E. 프롬은 ‘탐욕은 결코 만족에 이를 수 없는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끝없이 이어지는 바닥 없는 함정과 같은 것이다’ 라고 충고했다.

 

2001년 말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의 파산신청은 ‘폼페이 최후’로 언론에 묘사됐다. 회계분식은 물론 고위직에 있는 구성원들의 도덕적, 금전적, 성적 타락은 바로 자본주의가 도달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으며, 폼페이에 비유될 정도였다. 이 사건은 미국 신경제 거품의 실체와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뉴욕의 시장조사 기관 해리스 인터렉티브가 15일 발표한 '2004년 기업 명성도 조사'에 따르면 유명 기업 중 이미지가 최악인 기업은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에너지기업 엔론(60위)이 꼽혔다.

오는 12월 2일이면 엔론이 파산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엔론의 침몰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음 칼럼에서는 엔론사태와 인간의 탐욕과의 상관관계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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