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것 보다 잘 죽는 게 중요」에 소개된 장관님이 고인(故人)이 됐다. 스승의 날인 15일 저녁에 고인의 부인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사후 소식을 전하면서 10여년전에 ㅇㅇ이란 이름을 지어준 적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손주와 손녀의 이름과 장관님의 호를 지어준 적은 있으나 그 이름은 생소하다고 답했다.

장관님의 일주(日主)는 을축(乙丑)이고 여름에 태어나 더웠으므로 축중계수(丑中癸水)의 기운 때문에 산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호를 금수(金水)기운으로 4개를 지어 고르라고 했다.

그 중에서 고를 것으로 예상한 호에 표시를 해 두었다. 예상대로 였다. 재주는 있으나 인품은 글쎄였으므로 사실 장난을 좀 쳤었다. 이제 고인이 됐고 자신의 브랜드 관리를 잘 못했으므로 거둬 들여야 겠다고 생각하고 공개한다.

지봉(智峰).
지혜의 봉우리란 뜻의 호를 생전에 그는 참 좋아 했었고 감춰진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는 못했었다. 거꾸로 읽으면 봉지가 된다. 잔머리 굴리는 것과 비열(?)한 인품을 가둬두려 했다. 일차적 의도는 그랬다. 정신 못차리면 2차적인 뜻을 알 수 없을게고 그것 때문에 일찍 저 세상으로 갈 수도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봉지의 앞 글자 봉에서 ㅇ을 빼면 여자의 생식기가 된다. 여자의 그것을 호로 쓰면서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워낙 밝힘증이 있었고 돈이라도 넉넉하게 뿌리면서 그랬으면 좀 나았을 터인데 깍쟁이 짓만 했다. 얌체 중의 상얌체 짓을 했던 것이다. 그 호는 계수(癸水)의 기운을 잘 활용함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결국 말년에 계수를 개차반으로 써먹고는 자신을 썩은 브랜드 속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20년 정도는 일찍 가버린 것이야 자신의 몫이지만 가족에게 한(恨)을 남긴 것은 어찌해야 할는지?

그에게는 좋은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장가들기 얼마전에 술 집에서 나와 큰 길을 건너다가 교통사고로 저 세상으로 갔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그는 요정 아가씨에게 아들 낳아달라고 매달렸던 모양이었다. 억대 현상금을 걸었었고 돈은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아들 얻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자신의 호적에 올리는 문제는 친척을 활용했다. 잔돈푼으로 무마하면서 10년쯤의 세월이 흘렀다.

장관님이 갑자기 가고 나자 요정 아가씨가 10살된 아들을 데리고 나타나 재산을 달라고 나섰다. 농장에, 부동산에, 꽤 많은 재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상속을 기다리며 참아오다 일이 터지자 아들을 내세워 사납게 치고 들어온 것이었다.

10살된 아들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친자확인 소송을 벌인 어른 들의 추태에 휘말려 잘못됨의 결과물이 돼버린 늦둥이 아들. 그가 부모로 부터 무엇을 물려받고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조상지업(祖上之業)은 잘못된 욕심과 처신에 뿌리를 내린채 성장한다. 자신도 모르는 조상의 잘못때문에 후손들은 얻어 맞고 다치게 되는 것이다.

업(業)은 지워내지 않으면 잔가지를 치면서 끊임없이 후손에게로 이어진다. 어떻게든 닦아 내야한다. 대개는 재산을 잃거나 가족의 병 등을 통한 고통으로 이어진다. 마음의 병이나 어쩔 수 없는 아픔은 조상지업의 후유증임을 알 필요가 있다. 우선은 계수(癸水)의 지혜로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함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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