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언론에는 가슴을 따듯하게 해주는 이야기 몇 편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생 떽쥐베리가 소설 ‘어린 왕자’를 통해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우물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듯 건조한 세상 곳곳에 넉넉하고 성숙한 품성을 지닌 사람들이 있어 우리에게 희망을 선사합니다. 새삼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미담 중 두 가지를 골라 전재합니다.


아름다운 실화 감동의 판결



남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비행 소녀가 된 여학생을 따뜻하게 감싸 안은 한 판사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최근 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청사 소년법정 김귀옥 부장판사는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은 A양(16)에게 불처분 결정을 내리며 단 한 가지 주문을 했다.

판사의 주문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다”라고 외치라는 것. 예상하지 못했던 요구에 A양이 머뭇거리자 김 판사는 더 큰 소리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에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며 거듭 따라 외치라고 말했다. 이에 큰 소리로 따라하던 A양은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대목에서 참았던 눈물을 그만 터트리고 말았다. 지켜보던 참관인들 역시 눈시울을 적셨다.

보도에 의하면 A양은 사건 발생 한 해 전인 2009년까지만 해도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간호사를 꿈꾸던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당시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려가 집단 폭행을 당한 뒤 평온하던 삶이 반전됐다. 설상가상으로 충격을 받은 어머니의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큰 사건까지 발생하자 A양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못해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며 범행을 저지른 것.



김 판사는 참관인들에게 “이 아이는 가해자로 재판장에 왔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쉽사리 말하겠는가. 아이의 잘못이 있다면 자존감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감을 찾게 하는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판사는 A양을 향해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런 바로 너다. 그 사실만 잊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지금처럼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음 같아선 꼭 안아주고 싶지만 우리 사이에는 법대가 가로막고 있어 이 정도밖에 못 해주겠다”며 두 손을 뻗어 A양의 손을 잡는 감동의 명판결을 내렸다.



당시 비공개로 열린 이 재판은 서울가정법원 내에서 화제가 되면서 ‘아름다운 실화 감동의 판결’로 뒤늦게 알려졌다. 판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명판관이 있다니”, “김 판사 자랑스럽습니다”,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9명 입양 부부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9명의 아이를 입양하고 지역의 독거 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목사 부부의 이야기가 화제다. 최근 한 매체에 소개된 주인공은 강릉시 경포동 난설헌로에 거주하는 김상훈(53·강릉아산병원 교목)·윤정희(49)씨 부부.



보도에 의하면 결혼을 하고 4번의 유산을 거친 이 부부가 아이를 처음 입양한 것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이 건설업으로 잘 나가던 시절 ○은(당시 4세), ○선(3세) 자매를 처음으로 입양한 것. 당시만 해도 부부는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나중에 본인들의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선이가 폐쇄성 모세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현대 의술로 고칠 수 없는 불치 판정을 받으면서 이들 부부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10살이 될 때까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며 생명을 부지했던 ○선이는 이들 부부의 지극한 간호로 기적적으로 병을 치유했다.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건강하게 학교를 다니는 아이를 볼 때마다 부부는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선이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삶을 깨달은 부부는 아예 남편이 하던 건설업을 정리하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모르는 이들에게 자신의 신장을 나눠줬고 장애,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계속 입양해 지금은 9형제의 부모가 됐다.

앞으로 1명을 더 입양해 10명의 형제를 두겠다는 계획까지 세운 부부는 “아이들을 통해서 유산의 아픔을 이겨냈고 지금은 삶의 활력과 희망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지역의 독거 노인들을 찾아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 활동도 하고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어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9명 입양 부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완전 천사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대들이 살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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