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내리던 엊그제 명동성당 옆 삼일로창고극장 가는 길.




구르몽

시몬, 눈은 네 목덜미처럼 희다
시몬, 눈은 네 무릎처럼 희다

시몬, 네 손은 눈처럼 차다
시몬, 네 맘은 눈처럼 차다

눈을 녹이려면 뜨거운 키스
네 맘을 풀려면 이별의 키스

눈은 쓸쓸히 나뭇가지 위
네 이마는 쓸쓸히 검은 머리카락 밑

시몬, 네 동생 눈은 뜰에 잠들었다
시몬, 너는 나의 눈, 그리고 내 사랑

며칠간 적잖은 눈이 내렸습니다. 요즘 도회의 눈은 낮에 잠시 녹아 도로를 질펀하게 만들다가 밤새 얼어붙어 다음날 통행에 지장을 주는 천덕꾸러기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잃어버린 동심이 되살아나는 듯한 판타지, 살포시 내려와 얼굴을 간질일 때 전해지는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 때문에 사랑하겠지요. 귀 밝은 사람 중에는 눈 내리는 소리를 듣는 이도 있다고 하는데요. 굳이 눈 소리는 아니지만 겨울에만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소리가 있습니다. 안으로, 안으로 침잠하는 소리 없는 소리…. 바로 침묵의 소리입니다.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물의 내부에 귀를 기울인다면 그들 영혼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겠지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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