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 옥이라거늘 번옥만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진옥일시 분명하다
내게 살송곳이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정철이 진옥에게)

철이 철이라거늘 섭철만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정철일시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진옥이 정철에게)

유배지 강계에 있던 가사 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이 달 밝은 밤 찾아온 기생 진옥(眞玉)과 주고받은 ‘육담 시조’입니다. 대구(對句)가 완벽하지요. 번옥은 돌가루를 구워 옥모양으로 만든 것, 진옥은 진짜 옥, 섭철은 잡것이 섞여 순도가 떨어지는 쇠, 정철은 순수한 쇠를 뜻합니다. 살(肉)송곳은 남자의 성기를 은유하고 있고요. 골풀무는 쇠를 녹이기 위해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로서 여자 성기를 비유한 것입니다. 아래 육담은 오랜 시간 구전(口傳)돼 온 것을 조선 성종때 기록한 이야기인데요. 제목은 ‘첩과 종’, 어리석음이 개입해 웃음을 유발하는 묘한 외설이지요.

“어떤 양반이 예쁜 첩을 두었는데 하루는 이 첩이 본가에 다녀오게 되었다. 양반은 음양의 이치를 모르는 자로 첩을 호행시키리라 생각하여 종들에게 옥문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한 엉큼한 종이 나서서 양미간에 있다고 대답하였다. 선비가 기뻐하며 그 종으로 하여금 첩을 호행케 하였다.

첩과 종이 길을 떠나 한 냇가에 당도하였다. 잠깐 쉬면서 종이 미역을 감게 되었는데, 첩이 보니 종의 양물이 매우 크고 좋았다. 첩이 희롱하여 ‘네 다리 사이에 고기로 된 막대기 같은 것이 무엇인가?’ 하고 물으니 종은 ‘어려서부터 있던 혹이 점점 커져서 이만해졌습니다’라고 하였다. 첩이 ‘나도 양 다리 사이에 옴폭한 틈이 있던 것이 점점 커져 깊은 구멍이 되었는데, 그 고기 방망이로 깊이를 재보지 않겠니?’ 하여 마침내 사통하게 되었다.

첩을 보낸 양반이 안심이 안 되어 산꼭대기에서 살피니 첩과 종이 한참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양반이 크게 노하여 소리치며 쫓아가니 종이 송곳과 노끈을 꺼내 무엇을 고치는 시늉을 하면서 태연히 말하기를 ‘아씨가 말에서 떨어져 온몸을 살펴보니 배꼽 아래에 한 치 가량 째진 데가 있기로 풍독이 나면 안 될 것 같아서 꾸며드리려고 하는 중입니다’ 하였다. 양반이 그 말을 듣고 안심하면서 ‘그 구멍은 날 때부터 있는 것이니 그냥 놔두거라’ 했다고 한다.”

- 강희맹 편찬『촌담해이』村談解頤에서

육담은 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웃고 나면 그만이었습니다. 쾌락에만 집착, 성도덕을 문란하게 하려는 의도는 애당초 없었지요. 지역따라 묘사 수위에 차이가 있고 소재에서도 특징적인 면이 발견됩니다. 충청도의 육담은 비교적 점잖은 반면 강원도는 직접적으로 성기와 성행위를 노출시켰습니다. 수도 근처인 경기도는 양반을 풍자한 것들이 많고, 경주가 있는 경상도에서는 왕이 등장하는 육담이 전해집니다.

“옛날에 뭣이냐. 건달이 부모 슬하에 있다가 장가를 가서 논 두 마지기에 겨우 목에 풀칠하고 산단 말여. 마누라는 칠월 달이니 모시 품앗이를 가고 사내는 사랑방 바닥에 누웠지. 점심 먹으러 온 마누라가 보니 한심하니께 한다는 소리가 ‘놀지 말고 풀이라도 뜯어야 먹고 살 것 아니냐’고 그래. 남편이 ‘그러면 그리야’ 하고는 바지개를 짊어지고 호박덩쿨 더미 밭으로 가 풀을 뜯었지.

그러다 오줌이 마려우니 오줌을 싼다는 것이 벌구댕이(벌집)에다 쌌어. 이놈의 벌떼가 그냥 자지에 요로코 쏴 버렸네, 쏴 버렸어. 자지가 그냥 한주먹이나 돼 버렸지. 그러니께 뭐, 아프지만 꼴리기야 더 꼴리는 거여. 그리고 저녁에 그 짓을 하는데 마누라가 까무라칠 정도로 맛이 틀려. 그런게 새벽에 마누라가 ‘아, 어찌 맛이 틀린디?’ 하는 겨. 사정을 묻자 ‘벌이 쏴서 그런다’고 하니까 ‘그러면 그리야’ 하는 겨.

그 이튿날 해질 무렵 마누라는 떡이다 뭐다 진수성찬을 차려서 고개를 빠지게 이고 짊어지고 벌집을 찾아가서 탁 차려 놓고는 ‘남쪽 벌님네, 조께 남편의 그것을 크게 해 주시요이, 동쪽 벌님네 길이만 조께 크게 해 주시요이’ 하고 자꾸 빌더라네. 여자가 그렇게 욕심이 많은 거여.”

-『팔도 음란서생들의 남녀상열지사 육담』전라도 편(이원규 쓰고 엮음, 지성사, 2006)

“부자 과부댁이 머슴을 구한다는 소문이 났다. 일깨나 한다는 남정네들이 다투어 갔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새경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였다. 한 건장한 총각이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는 ‘새경을 한푼도 받지 않을 터이니 다만 저녁마다 초 두 자루씩만 달라’고 하였다. ‘하, 그게사 뭐 에룹나! 초 두 자루씩 주마’는 대답을 들은 총각이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과부가 보니 머슴이 저녁마다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아 빗고 들어가는데 머슴방에서는 날이 새도록 불빛이 환했다. ‘저 머슴이 뭘 하느라고 저러는가’ 하고 궁금해 어느 날 밤 문틈으로 엿보니 벌거벗고 누운 채로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서 연장을 번쩍 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에 고이타, 고이타’ 하고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왔으나 눈앞에 머슴의 연장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았다. 몇 번이고 나가서 들여다보곤 했다.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엿보다 사흘 만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문을 활짝 열고는 머슴 방으로 쫓아 들어갔다.

그러자 총각머슴이 ‘쥔 아지매, 왜 이러시오. 내가 지금 저녁마다 촛불을 켜고 농사 잘되게 해다랄고 치성을 드리는 판인데’ 하고 능청을 떨었다. 그러나 과부는 ‘아이고 총각, 농사고 뭐고 나부터 좀 살려 달라’며 촛불을 홱 불어 끄고는 머슴 위로 엎어져 버렸다.”

- 위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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