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의 미국 대중 음악계는 사이키델릭 록과 함께 ‘블루스 리바이벌’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블루스는 원래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왔던 흑인들의 민요 혹은 노동 가요를 일컫습니다. 백인들에 의해 리듬이 거의 거세된 채 선율에만 의존하다가 일렉트릭 기타를 접하면서 템포가 빨라지는 등 변신한 장르인데요. 잃었던 리듬을 회복하면서 ‘리듬 앤드 블루스’가 되었고 백인 음악인 컨트리와 결합해 ‘로큰롤’로 발전하게 되지요. 로큰롤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가 음을 끊지 않고 흑인처럼 부드럽게 노래한 것이 블루스 창법입니다. 결국 블루스가 록의 뿌리인 셈이지요.

그럼에도 미국의 블루스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다가 영국 밴드들이 주도한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있은 후에야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직설적이다 못해 상스러울 정도의 강렬한 표현력, 원초적 에너지에 새삼 매료된 백인 뮤지션들은 미시시피와 시카고를 돌면서 흑인 블루스를 공부하고 연주하지요. 히피로 대표되던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에 밀리기 시작하자 상황을 반전시키려 했던 돌파구이기도 했습니다. 20여 년 간 값싼 무대만을 전전했던 B.B 킹 같은 흑인 블루스 거장들은 마침내 열광하는 백인 관객들을 앞에 두고 연주하는 등 대전환기를 맞이합니다.

때 늦기는 했지만 무디 워터스, 존 리 후커, 엘모어 제임스, 조니 윈터 등의 대가들이 재조명을 받았습니다. 제니스 조플린, 알 쿠퍼, 플리트우드 맥이 그 뒤를 이었지요. 이후 블루스는 흑인보다 백인들이 더 사랑하는 장르가 되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는 물론 롤링 스톤스, 레드 제플린과 함께 세계3대 기타리스트라 불린 에릭 클랩튼, 제프 백, 지미 페이지 같은 블루스 취향의 영국 로커들 영향이 컸고요. 국제적 히트작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을 발표한 애니멀스도 공헌한 바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발원해 영국과 미국을 평정한 블루스. 지금까지 살아 있는 모든 대중 음악의 어머니입니다.

 
 ▲ ‘델타 블루스의 왕’으로 불리는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 1911~1938). 
Sweet Home Chicago, Crossroad 등 단 29곡으로 
후배 블루스 맨과 로커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음.
공연 도중 갑자기 돌아앉아 노래를 부른다거나 소금을 몸에 뿌렸으며 
무대에서 벌떡 일어나 집에 가버리는 등 행적이 기이했음. 
마을 입구 교차로(Crossroad)에서 자기 영혼을 팔고
대신 음악적 재능을 샀다는 악마와의 거래설,
여자에 의한 독살설이 널리 퍼져 있음.
에릭 클랩튼의 영원한 우상.

 ▲ 에릭 클랩튼의 ‘Me and Mr. Johnson’(2004).
로버트 존슨의 곡들을 리바이벌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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