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를 풍미했던 포크 뮤직(Folk Music)은 대중음악도 역사에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노래를 통해 자유, 평등, 평화라는 이상을 실현하자는 목소리는 반전(反戰), 흑인 인권운동으로 구체화되어 행동으로 옮겨졌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사회가 부조리와 모순에 차 있으니 어떻게 하든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다급한 외침이었는데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보컬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가사가 곡의 구심점 역할을 했지요. 증폭악기 없이 통기타를 치거나, 기껏해야 하모니카를 부는 등 단출하기 그지없는 악기 구성은 그 때문입니다.

‘모던 포크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 1912~67)는 로큰롤명예의전당에 의해 ‘민속음악을 사회적 저항과 관찰의 수단으로 전환시켰다’는 평을 듣는 선구자적 뮤지션이고요. 그의 아들이면서 역시 포크 싱어인 알로 거스리(Arlo Guthrie)와 밥 딜런, 존 바에즈 같은 이들은 평화에 대한 의지를 문화적 행동으로 제도화했던 전위대라 할 수 있습니다. 은유라는 문학적 수사를 차용한 다분히 지성적인 노랫말로써 자신들이 주창하려는 구호의 핵심을 관통했지요.

 ▲ 우디 거스리
 

 ▲ 1963년 발매된 밥 딜런의 두 번째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
눈내린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뒷골목을 함께 걷는 여인은
밥 딜런의 연인인 수지 로트로.
불후의 명곡 'Blowing In The Wind'와
'A Hard Rains A-Gonna Fall'(이연실이 ‘소낙비’로 번안해 부름),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양병집의 ‘역 逆’)이 수록된 명반.

"비둘기는 얼마나 많이 바다를 건너야 모래밭에서 잠들 수 있을까
대포알은 얼마나 많이 날아다녀야 영원히 금지될 수 있을까
귀가 얼마나 많아야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을까
친구여, 대답은 바람결에 날린다네."
- Bob Dylan, ‘Blowing In The Wind’ 부분

‘상호 무관심’이라는 까칠한 행태를 각성하게 만드는 이 노래는 오늘날 저항음악의 상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밥 딜런에 이어 피터, 폴 앤 매리(Peter, Paul & Mary)가 불러 더욱 유명해졌는데요. 그들이 리메이크한 감미로운 팝 버전은 발매 첫 주에만 30만 장이 팔렸으며 1963년 7월 빌보드 싱글 차트 2위까지 올라 포크의 대중적 잠재력을 확인시켰습니다. 이타적 관심과 애정이 인간의 보편적 가치로 지상에 구현될 것을 촉구하면서….

포크음악은 비틀스가 미국 땅에 와서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았던 장르이기도 합니다. 초창기 기타를 치면서 3코드의 로큰롤에 심취했던 그들이 포크의 영향을 받아 소위 ‘사랑 타령’을 벗어나 심도있는 가사를 쓰게 됩니다. ‘Michelle’ ‘Girl’ ‘In My Life’가 그런 곡들이지요. 닐 영(Neil Young), 셰어(Cher), 캐나다의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 영국의 도노반(Donovan)도 동일한 자장권 내의 팝들을 불렀고요. 포크는 80년대의 트레이시 채프먼(Tracy Chapman), 수잔 베가(Suzanne Vega)에 이어 90년대까지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한국에서도 포크 바람은 불었지요. 70년대가 시작되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을 강타한 거대한 바람이었습니다. 예술에 대한 허위의식과 대중에 대한 아부를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린 듯한 생목소리는 혁명적 낭만주의로 불타오른 당시 신세대들의 표상으로 추인되었습니다. 김민기와 ‘아침이슬’의 등장은 애상의 정조로 일관하던 대중음악의 흐름을 단번에 바꿔놓았고요. 양희은의 당당하고 또렷한 발성은 가사의 의미 전달을 확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별과 눈물’로 범벅된 가요계의 과잉습기를 단숨에 제거시켰습니다. 한대수, 양병집, 조동진, 정태춘 같은 뛰어난 뮤지션들도 속속 등장해 신선한 포크 정신을 이어갔지요. 






 ▲ 우디 거스리 ‘This Land Is Your Land’






 ▲ 우디 거스리 ‘One Day Old’






 ▲ 알로 거스리 ‘City Of New Orleans’






 ▲ 알로 거스리 ‘Hobo's Lullaby’






 ▲ 밥 딜런 ‘Blowing In The Wind’






 ▲ 피터, 폴 앤 매리 ‘Blowin' In The Wind’






 ▲ 피터, 폴 앤 매리 ‘Gone The Rainbow’






 ▲ 피터, 폴 앤 매리 ‘Puff’






 ▲ 존 바에즈 ‘Diamonds And Rust’






 ▲ 존 바에즈 Full Concert, 1965






 ▲ 존 바에즈 ‘River In The Pines’






 ▲ 존 바에즈 'Donna Donna'






 ▲ 레너드 코헨 ‘Famous Blue Raincoat’






 ▲ 도노반 ‘Atla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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