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기와 버림.

김장철이다. 김치 만드는 과정은 마음공부와 유사하다. 김치는 1) 김치 재료들을 모으고 불필요한 부분 다듬기, 2) 재료 씻기, 3) 소금에 절임, 4) 양념 버무리기, 5) 절임배추에 양념 바르기, 6) 저장과 숙성 순으로 진행한다. 김치가공과 마음공부는 그 원리가 닮았다. 김치가공의 첫 작업은 다듬기이고, 마음공부의 첫 과정은 버림이다. 김치를 만들려면 먼저 배추와 무와 파, 소금과 새우와 굴을 비롯한 지상과 해상 재료들에 붙은 겉잎과 이물질을 떼고 버리듯, 마음공부는 삶에 불필요한 부정과 감정과 허상을 버려야 한다. 부정과 독선을 버리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감정을 버리면 불안이 사라지고 평온이 생기며, 허상과 집착을 버리면 생존에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를 더 얻으려고 하다가 기존의 둘을 잃는 어리석음을 버리자. 자기 것이라도 불편한 것은 버리고, 상대가 오해할 수 있는 두루뭉술한 입장을 버리자.

씻기와 성찰.

김치 재료를 다듬어 먼지와 이물질을 버리고 나면, 재료를 씻고 가공이 쉽도록 적절한 크기로 쪼개야 한다. 통 배추는 + 자로 가르고 기타 재료는 일정한 크기로 재단한다. 재료 씻기는 미음공부에 비유하면 성찰과 통찰이다. 김치 재료 씻기는 검불과 이물질 제거작업이고, 자아성찰은 자기 마음에 붙어 있는 오만과 독선 제거이며, 통찰은 불필요한 것들과 허상을 녹이는 행위다. 자기존재 이유를 되묻는 것은 성찰의 서론이고, 놓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성찰의 본론이며, 참된 자기로 돌아가는 것은 성찰의 결론이다. 자기 성찰과 반성으로 마음 건강을 유지하고, 조직은 주기적인 성과분석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하자. 인간향기는 백년을 가고, 인간 악취는 만년을 간다고 했다. 힘이 있을 때는 과오도 향기라고 하지만 힘이 소멸되면 영혼도 악취라고 한다. 세수하듯 자아성찰로 잘못과 실수를 줄이고, 거울을 보듯 자기 위치를 확인하자.

절임과 절제.

재료를 다듬고 씻고 나면 배추포기에 소금을 넣어서 물기를 빼내는 절임을 한다. 배추절임을 마음공부에 비유하면 절제와 절약이다. 절임은 배추속의 물기를 버려서 절임 배추의 빈 세포공간으로 양념이 스미게 하고, 절제는 지나침과 자존심을 버려서 내실과 신중함이 스미게 하며, 절약은 낭비를 버려서 부유함이 스미게 한다. 절임배추 속으로 양념이 스며드는 순간 재료의 개별적 형체와 맛은 사라지고 하나의 김치 맛을 낸다. 절제습관으로 반듯하게 신중해지고, 절약습관으로 부자가 되자. 부푼 허상과 부풀리기 공약과 가격 거품은 각성의 소금을 뿌려서 진실과 실체가 보일 때까지 절여야 한다. 악(惡)의 실체를 보지 못하면 계속 끌려간다. 저마다 감정과 허상을 버려서 세상을 바로 보고, 자기 성찰로 본래의 참 모습을 회복하며, 욕심을 절이고 절제하여 자부심과 자신감을 찾자. 리더는 공명심을 버리고 조직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하소서!

김치와 마음수련 - 조화, 순화, 고행.

양념 버무림과 조화.

김치 만들기 후반부는 양념 버무리기, 절임배추에 양념 바르기, 저장과 숙성이다. 김치공정과 마음수련이 닮아있다. 양념 버무림은 조화공사, 양념 바르기는 순화 작업, 저장과 숙성은 수련이다. 양념은 갓, 고춧가루, 무, 마늘, 미나리, 생강, 쪽파, 통깨, 찹쌀 죽 등 지상 재료와 액젓과 굴 등 해상 재료를 섞어서 버무린다. 양념 버무림은 수련에 비유하면 조화(調和)와 통증 완화다. 양념재료는 버무림을 통해 하나의 맛을 만들고, 조화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과 다툼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완화하는 행위다. 화와 분노는 동정심으로 버무리면 서서히 사라지고, 행복 요소(건강, 자긍심, 기쁨, 감사)와 행동을 버무리면 행복이 된다. 불편할 때 긍정을 넣고 버무리면 이해가 되고, 불만이 생기면 감사함을 넣고 버무리면 용서가 된다. 즐겁고 평온한 삶을 위해 고통은 희망으로, 미움은 사랑으로, 다툼은 평온으로 버무리자.

양념 바르기와 순화.

양념이 완성되면 절임 배추에 양념을 바르고 묻혀서 배추 속에 양념이, 양념 속에 배추가 스미게 한다. 채워 넣는 무가 많으면 짜게 하고, 바로 먹을 겉절임은 짠 듯 싱겁게 맛을 맞춘다. 양념과 절임배추를 결합할 때 맛과 간을 조절해야 비로소 김치가 완성된다. 양념 바르기는 마음 수련에 비유하면 마음 스밈과 정서 순화다. 양념 바르기는 양념과 절임배추가 만나게 하고, 마음 스밈은 마음을 움직여 서로가 만나게 하며, 정서 순화는 딱딱한 현실과 유순한 웃음이 만나게 한다. 물리적으로 버무리면 궁합이 맞는 결합이 있고 화학적으로 배척하는 결합도 있다. 본성이 거친 대상은 맞추어주면서 순화를 시키고, 본성이 어울릴 수 없는 독이라면 분리를 해야 한다. 남을 지배하고 크게 누리고 산다고 하늘마저 우대하고 반기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이익이 되지 않으면 요구하지 말고, 독서와 마음 읽기로 고운 마음들이 영혼에 스미게 하자.

숙성과 고행.

김치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김치 고유의 맛을 낸다. 김치 재료들은 삭고 숙성이 되면 개별적 맛이 사라지고 깊은 맛을 내고, 인생도 나이가 들면서 까칠함이 무디어지면서 원숙하고 깊은 멋을 낸다. 숙성은 시간과 고행의 결과다. 삶도 자기 마음속 내면과의 자기 대화와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성숙한다. 배추가 절임과정을 통해 숨을 죽이듯, 잘남과 도도함도 세월이 깊어지면 유순해진다. 숙성은 기다림의 공학이다. 대책 없는 기다림은 무의미한 행위지만, 기다림은 실수를 줄이고 마음을 다지게 한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사사건건 심판하지 말고 지켜보는 자로 남자. 말을 할까, 말까, 서로 다른 마음이 준동하면 침묵하고 기다라며, 갈까, 말까 정반대의 마음이 싸울 때면 가자. 말 한마디도 숙성이 되기 전에는 꺼내지 말고, 내면의 마음대로 움직여도 부족과 지나침이 없을 때까지 심사숙고하고, 절제와 자제로 사랑과 신뢰를 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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