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위원회 운영 방식은 틀렸다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100년 앞을 바라보는 에너지 정책이다. 에너지전문가들이 모여 밤새워 연구하고 토론한 후 5년~10년이 지나서 발전소를 폐쇄해도 늦지 않다.
환경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게 옳은 일인지 여부도 그들이 선택할 문제이다. 무슨 큰 일이나 난 것처럼 발전소를 폐쇄한다고 발표부터 해 놓고, 전문가는 제외한 채 인기 연예인들만 모아 놓은 듯한 공론화 위원회는 국고를 낭비하는 일이다.

공영방송 두 곳이 오랫동안 파업을 하고 있는데 어느 누구도 나서질 않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뭘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방송국 한 두 개 없애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영국 BBC와 미국 CNN, 일본 NHK 등과 경쟁할 수 있는 방송국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서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와야 한다. 전직 고위 관료나 정치인들이 방통위원장 자리를 꿰어 차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시켜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보 중에 서울대학교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분들이 있다. 서울대를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서울대보다 훨씬 좋은, 영국이나 미국, 중국의 일류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홍콩과학기술대학이나 싱가포르 국립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궁금하다. 파격적인 조건으로 미국의 교수를 모셔오면서 건물 한 채를 통째로 내어 줄 수 있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출 생각은 하지 않고, 국민들의 수준을 낮춰가면서 평준화를 외치고,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위원회는 없는 게 낫다. 여러 전문분야별 정부 부처가 있고 장관이 있고, 연구원들이 있는데 왜 수 많은 위원회가 분야별로 있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