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士氣(사기), 어떻게 올릴 것인가?

이런 회사의 구성원은 슬프지 않겠는가?
홍길동 사원은 학창시절 4년 내내 학년대표를 역임했고, 3학년부터 학과대표를 맡을 정도로 매우 활동적이고 추진력과 기획력을 갖추어 주위 동료와 선후배로부터 회사 입사하면 뛰어난 경영자가 될 거라는 말을 들어왔고 원하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이 회사의 가치는 ‘안전’이었다. 혁신도 좋고 도전도 좋지만,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떠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1년 동안 홍길동씨가 배운 것은 선배가 하는 일을 무조건 따라 해라 밖에 없었다. 무엇인가 제안하면 “그거 옛날에 다 해봤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지 말고 그대로 해라. 네가 현장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심한 경우에는 “지금 나를 훈계하는 거냐?”는 식이었다. “우리 회사에서 승진하기 위해서는 상사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니, 튀지 말고 상사가 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말만 들어 왔다. 회사 내 선배들은 한 명 한 명을 보면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그들은 조직이나 상사가 하라는 일만 한다. 누구 한 명 10년을 바라보며 바람직한 방향과 전략 및 방안을 실행해 가는 사람이 없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역량과 대내외 네트워크를 키우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자신을 한심해 하면서도 회사를 떠난 자신은 생각하지 않는다.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상황은 매우 많을 것이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안 좋아 구조조정을 할 때? 자신만 알고 직원들은 전부 일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지독히 이기적인 상사를 만났을 때? 회사에 출근을 했지만 막상 자신이 할 일이 없고 시간만 보내면 급여가 나올 때? 내부 파벌 간의 경쟁이 심해 같은 편이 아니면 일을 할 수가 없고, 같은 편이라고 해도 로열티를 검증 받아야 할 때? 성과나 역량이 아닌 상사와의 관계가 승진이나 보상의 기준이 될 때 등 여러 상황이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각 상황 속에 숨죽이며 생활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어떻게 직원의 마음을 뛰게 할 것인가?
A팀장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곳에 CEO 혼자 있었다. 27층을 눌러야 하는데 CEO가 근무하는 32층이 눌러져 있어 인사를 하고 반대쪽에 서 있었다. CEO가 묻는다. “A팀장은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즐거운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는 어떤 모습이냐고 묻는다. A팀장은 “아침 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 내가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회사, 선배와 상사에 의해 지도 받고 일이 재미있는 회사, 내가 이곳에 근무한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회사, 이런 회사가 아닐까요?” 하고 답하였다.
성과를 창출하는 회사의 특징은 일에 대한 자부심이 높고,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으며, 일이 재미있는 회사라고 한다. 한 기업을 컨설팅하였다. 30명의 직원이 있는 10년 된 기업이었는데, 30명의 직원에게 ‘동생이나 학교 후배를 이 회사에 입사하도록 추천하겠느냐?’는 설문에 긍정응답률이 0%였다. 개별 인터뷰를 통해 왜 추천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사무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가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일하는 기계와 같다고 한다. 성과가 날 수가 없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여러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1) 대표이사의 번개 미팅 또는 무작위 초청 식사 제공
2) ‘칭찬합시다’ 등과 같은 릴레이 격려와 칭찬 메모 전달
3) 생산제품에 사원 이름 넣기, 보고서 실명제, 자신의 자리에 사진 부착
4) 회사 자산에 직원 이름 또는 직원 자녀 이름 새기기, 직원연감 발행
5) 직원 자녀 또는 부모 초청 행사
6) 우수 성과를 알리는 사이렌
7) 회사 게시판을 통한 부서 탐방
8)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에게 명함, 주변 식당, 필기구 등 온보딩 시스템 운영
9) 서울과 지방의 자매결연, 부대 또는 어려운 시설과의 결연을 통한 방문
10) 동호회, 본부 대항 장기자랑, 명예의 전당 운영 등등
문제는 이러한 활동들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회사가 그렇게 많지 않다. CEO에 따라 일정 기간 운영하다가,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중단된다. 할 때는 요란스럽게 홍보하고, 중단할 때는 안내도 없어 심한 경우 진정성을 의심받고 신뢰가 떨어지게 된다.
구성원의 사기를 한 순간에 끌어 올리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일하기 좋은 체계를 구축하고, 길고 멀리 보며 전 임직원이 열린 마음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첫째, 조직과 구성원의 사기 등을 총괄하는 조직문화 조직의 신설
구성원의 사기와 같은 조직문화는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추진조직이 없으면 조직장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담당 조직이 있어 가장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중장기 큰 그림을 그리고, 과거 강점을 계승하고, 현 조직문화와 지향하는 조직문화의 Gap을 찾아 추진전략과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매년 일하기 좋은 회사 지표와 같은 사기조사를 측정하고 진단하여 어느 부분에서 조직이 강하고 약한가를 찾아 칭찬하고 지도해 줘야 한다. 본부별 조직문화 퍼실리테이터를 육성하여 이들이 구체적인 방향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조직 특성에 맞도록 이끌어 가야 한다.
둘째, 한 마음 한 방향으로 가기 위한 가치체계의 정립이다.
비전, 전략, 핵심가치를 회사와 구성원이 참여하여 회사에 맞는 가치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가야 할 방향을 알고 나아가는 사람과 무조건 뛰어가는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셋째, 이러한 가치체계가 업무 현장에서 실천되도록 해야 한다.
A그룹이 M&A를 한 회사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한 교육이 바로 핵심가치 교육이다. 핵심가치의 의미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교육하고, 우수사례와 핵심가치 실천인을 선발하여 칭찬하고 있다. ‘밸류데이’라는 핵심가치 실천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직장의 지도하에 핵심가치를 토론하고 해야 할 과제를 설정하여 실행해 나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현장 직원들의 참여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직원 사기가 높은 회사들은 다 함께 파이팅하며 서로 신뢰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 조직장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조직 구성원의 육성과 일하고 싶은 부서 만들기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넷째, 인사제도와 연계
핵심가치 실천인, 조직문화 퍼실리테이터, 우수 조직문화팀, 종업원 의식조식 결과 최우수 조직, 가장 많은 개선을 보인 팀, 올 해의 사내강사(영업왕, 제안왕 등), 올 해의 OO인 등 구성원에게 모범이 될 성과를 낸 조직이나 개인에 대해서는 반드시 시상을 해야 한다. 해당 조직은 액자나 기념품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고, 해당자는 시상내역을 인사기록에 등재한다. 표창이나 상금은 기본이고, 승진이나 평가 또는 해외연수와 같은 선발형 교육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인사제도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사기가 높은 조직은 아침인사부터 다르다. 문을 열고 들어와 눈도 바라보지 않고 “안녕하세요”하고 자리에 앉는 영혼 없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아침부터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인사를 한다. 조직의 사명과 목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알고, 이루고자 하는 결과에 초점을 맞춰 조직화가 잘 되어 있다. 개인의 강점을 활용하며, 리더십 역할을 공유하며 구성원 상호간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갈등이나 의견의 불일치가 있을 때 개방적이고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무엇보다 조직장이 구성원을 세밀하게 알고 있고, 강하게 키우려는 관심과 실행이 뛰어나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