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에서 고려 할 10가지 이슈

9월부터 하반기 채용이 시작되면서, 대학교에 채용 동향과 입사지원서와 면접 관련 강의 요청이 많다. 서울 소재의 대학교가 아닌 지방 사립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답답함을 느낀다. 3학년이면 이제 길면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와 회사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이 의외로 많다. 자신들은 취업할 수 없다고 포기한 학생들도 있고, 심한 경우 입사지원서를 본 작성해 본 적이 없다는 학생도 있다. 이들에게는 3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절박성이다. 취업에 대한 절박성이 아닌 삶에 대한 절박성을 더 강조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절박함을 갖고 악착같이 한번 해보라고 한다. 둘째, 하고 싶은 직무와 원하는 회사를 정해 찾아가 그 회사에 맞는 취업 준비를 하라고 한다. 1/3 이상의 인생에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가보지도 않는다는 것은 심하다고 한다. 셋째, 자신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시키라고 한다. 기죽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중심으로 자신 있게 표현하라고 한다.

대학교 못지않게 강의요청이 많은 곳은 기업이다. 채용 면접관 교육을 담당해 주거나 직접 면접관으로 참석해 달라고 한다. 면접관 교육에 가서 최근 취업 동향, 회사에서 하는 채용 절차, 면접 질문, 심사기준과 심사표, 최종 논의 방법 등에 대해 질문하면 대답을 하지 못한다. 회사에 인재상에 부합하고 좋은 역량을 보유한 회사에 적합한 지원자를 제대로 뽑는 면접관이 중요하지, 직책이 높고 회사에 영향력이 강하다는 이유로 면접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채용이 시작되기 전에 인력운영계획에 의거, 채용단계별 역량 있는 면접관을 선정해야 한다. 이들에 대해 사전 면접관 교육을 실시하여 영역별 질문과 순서, 시간 운영, 심사기준과 심사표, 최종 의견 조율 등을 결정하고 Pilot test를 실시해 지원자들의 거짓을 뛰어 넘어 제대로 된 인재를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 인사부서의 고민도 많다. 인력운영계획에 의한 체계적이고 여유로운 채용계획이 수립되고 일련의 준비된 프로세스에 의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채용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인사부서의 담당자에게 다음 10가지 질문을 했더니 정확하게 답변을 못한다.
① 우리는 최적의 인재를 뽑았다고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② 채용 인원은 어떻게 결정해야 옳은가?
③ 어떤 프로세스(절차)를 가져가야 하는가?
④ 절차의 효율성을 가져가기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
⑤ 입사지원서에 어떤 내용을 담고, 그를 평가할 것인가?
⑥ 인성과 전문성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⑦ 면접관 선정과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⑧ 최종 합격자와 직무와의 적합성을 어떻게 매칭할 것인가?
⑨ 채용의 성공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⑩ 합격자와 불합격자에 대한 다음 단계의 유지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채용담당자는 대부분 인사부서의 막내가 담당한다. 채용이 시작되면 이들은 정신 없을 만큼 바빠진다. 채용공고가 나면, 취업 설명회, 지원자의 전화, 쏟아지는 입사지원서, 면접관 선정, 입사지원서 평가, 1차 서류평가 후 면접대상자 통보 및 면접을 위한 입사지원서 복사 등의 수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하나라도 잘못되면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무엇보다 우수인재 선발에 차질을 빚게 된다. 신입사원 수준인 채용담당자가 채용기간 내내 정신이 빠진 상태에서 일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면접의 형태는 다양하다. 이러한 면접은 면접관이 주가 되어 준비하고 운영해야 하는데, 문제는 채용담당자가 면접관을 선정하는데 제발 참석해 달라고 사정사정한다. 면접관 교육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사팀이 준비한 면접 질문과 방식과는 별개로 준비가 안된 면접관이 자기 주관대로 질문하고 운영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지원자들도 당황해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람이 경쟁력이고 답이라고 한다. 합격한 사람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직의 저성과자로 낙인이 찍히면 회사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본인에게도 엄청난 고통이다. 처음부터 회사에 맞는 인재가 입사되도록 철학과 원칙 그리고 프로세스를 가져가야 한다. 채용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