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나 여행 등으로 일본을 자주 찾는 한국인들이 유독 잊지 못하는 맛이 있다.
일본 맥주다.도수가 한국보다 조금 높은데다 제조 역사가 길다보니 한국 맥주에 비해 세련된 맛이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 것 같다.
일본인들도 맥주를 무척 즐긴다.씀씀이가 짠 일본인 입장에서 적은 량으로 오래 먹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인들이 애용하는 맥주시장에 45년만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전통적으로 일본 맥주시장에선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기린과 아사히 맥주에 이어 삿포로 맥주가 3위를 확고하게 지켜왔다.지난 45년간 이들 3강 체제가 유지돼 왔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즐겨 찾는 히비키 등 위스키를 제조하는 산토리는 45년 전 맥주시장에 진출했으나 좀처럼 이들 선두 업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맥주시장에 올들어 이변이 일어났다.올 2분기 들어 산토리가 삿포로를 제치고 두달 연속 3위를 차지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올들어 유가 급등과 식량 값 인상으로 식음료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연히 많은 메이커들이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 값을 올려받고 있다.
맥주업계에서도 기린과 아사히 상위 2개사는 지난 1분기에 가격을 올렸다.하지만 산토리는 종전 가격을 유지한 것이 시장 점유율 확대로 연결됐다.
산토리측이 가격을 동결하면서 시장을 확대하자 경쟁사들은 비난하고 있다.
원가 상승분으로 그대로 반영했을 뿐인데 산토리 때문에 값을 올린 업체들만 소비자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산토리는 코스트 절감을 통해 원가 상승분을 흡수했다며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산토리의 시장 점유율은 하반기 이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기에는 역시 가격 전략이 먹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