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살펴보면 차별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음을 알게 된다. 대부분은 대충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가진다

“나는 잘못한 적이 없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거나 행동한 적이 없는데, 상대방이 나를 차별하고 불합리하고 편파적으로 대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사회는 공정해야 하는데, 학벌이나 돈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관대하다.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의 정도는 이제 인내의 한계를 넘는 것 같다.”

25년 정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상황을 마치 전부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재미있게도 나도 수많은 차별과 불이익을 받고 살아왔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하지만, 돌아켜 생각해 보니 나에게 진정으로 잘못이 없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자의건, 타의건, 오해건 나에게도 잘못이 분명히 있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글을 읽는 독자들의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이다.

즉, 나처럼 차별받는다고, 억울하다고 술을 먹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남을 험담하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억울하다고 친구에게 이야기 해봐야 고쳐지지 않는다. 술집에서 그 놈을 험담해봐야 내 가슴만 아프다. 스트레스 받아봐야 아침에 술만 안깨고, 역시 일은 계속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개발한 방법은 막걸리(꼭, 막걸리여야함, 소주/맥주는 안됨 !!!)를 한병 사들고, 황도 캔을 산 다음에 퇴근하면서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공원(나는 여의도 공원의 구석 벤치를 주로 이용)에서 또는 주말이면 경치좋은 북한산의 한 구석에서 막걸리를 먹으면서 나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다.

이 나이를 먹도록 제대로 처신을 못해서 오늘의 이 처지가 된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다시는 똑 같은 일로 차별받거나 억울해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물론, 결심한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한 5년정도 하니까,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도 많이 줄고, 내가 차별 받는다고 느껴지는 상황도 절반이상 줄었다.

결국 사회에서 내가 지금 이순간 겪는 것은 내가 만드는 것이었고, 내가 만들지 않았지만 내가 겪어야 하는 것이라 해도 남에게 이야기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단지, 내가 나의 마음을 다시 잡는 수 밖에… 이제 50대 중반에 들어서고 보니, 누구보다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된다. 내가 가지는 모든 고민은 결국 내가 풀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 순간 나는 나의 가치를 새삼 인정하게 되었다.

나의 인생에서 내가 가장 멋진 놈이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