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폴리틱스’
패션이 하나의 정치적인 메시지 전략이라는 말이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자신이 내세운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유발하기 위해 온갖 퍼포먼스를 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에게도 자신의 능력과 마찬가지로 떠오르는 새로운 성공코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통해 이미지를 가공하는 능력이다. 보이지 않는 그들의 정책수행 가능성보다 지금 눈에 보이는 그들의 이미지에서 그들의 능력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누구보다도 이미지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공을 위해 미리 자신의 상황을 설정한다.




상황을 설정하는 것은 일종의 준비 자세다.  그것은 수영을 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 앞으로 벌어질 위험 상황을 위해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시행착오의 위험도 줄게 된다. 준비된 상황은 상대방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고도의 전략이며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가공기술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여성 정치인중 보기 드물게 스타일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가 첫 유럽순방 때 연출한 패션은 영화 <매트릭스>처럼 검정색 하이힐 부츠와 검정 롱코트의 여전사 차림을 했는데 당시 그녀의 패션 감각을 전 세계 언론에서는 라이스의 능력과 권세를 과시한 옷차림이라고 평했다. 또한 빌클리턴 대통령 때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국정 상황에 따라 브로치를 바꾸어 착용함으로써 무언의 패션 메시지를 발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패션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기도 하고 반면 스토리를 패션에 담기도 한다. 모두가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경영자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최초의 성공한 벤처 경영인인 호리바 마사오는 “자기 얼굴을 갖지 못하는 경영자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장의 이미지가 회사 신뢰를 지킨다. ‘사장은 아무 말 없이 경영을 하면 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회사는 사장의 이미지로 장사하는 부분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저 회사는 이런 회사야. 저 사람은 이런 발상으로 한다.’는 것을 거래처나 최종 소비자들도 점차 알 게 된다. 지금은 이런 정도의 잘못을 할지 모르지만 그 이상의 커다란 실패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믿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다.”라고 말했다.(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 / 홀바 마사오)
즉, 기업=경영자의 이미지인 것이다.




패션을 통해서 때로는 당신이 여성인지 또는 남성인지의 차이에 따라 더욱 강렬하게 감정을 교류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도 더러 있다. 이러한 경우는 여성이나 남성,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조직 속에서 주로 발생하곤 하는데 다음 예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의 그것도 누구 못지않게 큽니다!”
    -휴렛팩커드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는 남녀의 차별성을 과감히 자신의 패션에 적용해서 성공한 사례로 유명하다. 새롭게 인수한 계열사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할 때의 일이다. 그 조직은 뿌리 깊은 남성 중심 문화가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피올리나는 연설을 하다가 갑자기 재킷을 벗었는데 놀랍게도 바지 앞부분이 남자처럼 툭 튀어나와 있었다. 바지 속에 양말을 둘둘 말아 넣어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리의 그것도 누구 못지않게 큽니다!”
그러자 고함과 비명이 좌중을 흔들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아무도 피올리나를 여자라고 함부로 무시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여성성을 완전히 없앰으로써 남성중심의 문화에 과감히 도전했다. 




  현대의 커리어 우먼들은 자신의 직업적인 능력을 패션을 통해 배가시키는 전략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멋지고 세련된 커리어우먼을 연상할 때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아닌 남성에 가까운 중성적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곤 한다. 가령, 프릴과 레이스 장식이 많은 브라우스에 풍성한 주름이 잡힌 스커트를 입고 화려한 웨이브의 헤어스타일을 한 여성을 보고 전문성과 신뢰감이 돋보이는 직업인으로 볼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격식을 차린 정장 차림이나 디테일 한 장식이 배제된 옷차림을 하고 단발머리처럼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을 만나면 전문성과 신뢰가 돋보여 커리어우먼일 가능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게 된다.

 결국, 우리가 연출한 스타일이나 패션은 단순히 패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신뢰와 불신 또한 가늠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공하려면 패션에도 전략을 담아 볼 일이다.@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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