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융합, 녹색융합, 제조-SW융합, 서비스-IT융합, IT-BT융합 등 융합을 둘러싼 새로운 조합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사회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데 기존 학문이나 기술의 발전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것들에 대한 다양한 융합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융합(融合)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융합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등학교에서의 문과, 이과의 구분을 없애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의 경우에는 전공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를 운영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의 구분을 없애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업의 경우에는 인문학과 철학,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삼성그룹, 포스코 등을 필두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강좌가 신설되고 있다.

 

융합은 우리 사회의 강력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고 교육 분야에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 분야에서의 문과와 이과의 구분,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의 구분은 무의미한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단지 구분을 없애고 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융합의 달콤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갑작스레 제도를 바꾸기보다는 현 상태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융합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대학에서 자유전공학부를 일정 비율로 확대하는 것처럼 기존의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유지하되 상호 공통 영역을 일정 비율로 가져가는 형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다른 것들이 뚜렷하게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과학이든 철학이든 IT든 BT든 각각의 발전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서로의 융합은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만약 원천 기술이나 노하우의 확보 없이 융합 기술과 제품에만 심혈을 기울인다면 늘어나는 로열티로 인해 기업은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히딩크의 마법에 등장하는 멀티플레이어들은 축구장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유형의 마법을 선사하고 있지만 축구장에 있는 모두가 멀티플레이어들이라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각각의 포지션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전문가들과 복수의 포지션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들의 환상적인 조합만이 원하는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

 

전형적인 대외무역 국가인 우리로서는 융합의 트렌드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서로 다른 것은 서로 다르게 유지하는 노력과 함께 융합을 추진할 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한경닷컴 교육센터 원장 / 월드클래스에듀케이션 대표 문 종 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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