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그렇게 쉽게 오는 게 아니다." 얼마 전 끝난 MBCTV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연출자 김병욱 PD의 말입니다. '지붕 뚫고'의 엔딩을 지훈과 세경의 죽음이라는 처절한 내용으로 처리한데 대한 변이지요.사실 '지붕 뚫고' 의 비극적 결말 때문에 아직도 논란이 뜨겁습니다.

  저 역시 의아했습니다. 왜 꼭 그래야 했을까. 세경을 이민 보낸 뒤 훗날을 기약할 순 없었던 걸까.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정음이 너무 뜬 게 얄미워서 지훈과 끝까지 연결시켜주기 싫었을까. 그렇다고 세경과 이어주기도 마땅치 않고.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러던 차 언론에 보도된 김병욱 PD의 인터뷰를 보니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멋있고 쿨한 것만 좋아하는 가치 판단에 반항하고 싶기도 했다. 우리 모두 언제고 죽는다. 그리고 삶이란 것은 우연으로 이뤄져 있다.그렇게 덧없으니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거다. "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현실이 어려울수록 불가능한 꿈에 기대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 수십년동안 신데렐라 내지 온달 드라마 만들기에 열중하는 국내 방송판에서 엉뚱하게 시트콤이 현실의 냉정함과 잔혹함을 보여주다니. 모든 이들의 기대를 깨고 해피 엔딩이 아닌 새드 엔딩을 만든 PD의 속마음을 듣는 순간 머리에 번개를 맞은 것같았습니다.

  현실은 드라마처럼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세상 일의 대부분은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바뀌구요. 흔히 성실과 열정만 있으면 안되는 게 없다지만 그게 어디 그렇던가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되는 일도 많습니다. 이규혁 선수의 눈물이 보여주던 것처럼 말이지요.그러니 어쩌느냐구요.

  절망하지 않자면 희망이 쉽게 오리란 기대를 접어야지요.희망이란 게 그렇게 쉽게 오는 게 아니란 걸 인정하고 죽도록 더 열심히 내달려봐야지요.수없이 많은 일들이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바뀌어도 포기하지 말고 더 끈질기게 씨름해야지요. 마지막 한 순간까지 매달리면, 그럼 혹시 압니까. 하늘에서도 어여삐 봐줄지. 아마 그렇겠지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희망>
하나님도 일꾼이 필요하신 게지
한창 나이에 데려가신
장영희 교수
생전에 말했다.
"희망이 가장 큰 축복이다"

세상이 무서웠을까
시트콤을 비극으로 만든
김병욱 PD
욕 먹으며 털어놨다
"희망은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

축복은 멀고 고통은 눈앞에 
느려 터진 희망
그래도 붙들어야지
끈질기게
하늘도 두 손 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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