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필자에게는 국내 최초의 교육마케팅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꼬리표처럼 달려 있다. 십 몇 년 전에 교육마케팅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참 뜨기 시작하던 기업교육에 청춘을 걸어보겠다고 국내 유수의 자동차회사로 입사하였으나, 정작 교육과는 무관한 기획부서로 배치받고 크게 상심하여(?) 소화기를 던져버렸던 일이 바로 엊그제 같은 데…

필자가 인생을 들먹이기에는 다소 어린 나이지만, 그래도 인생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교육학과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 필자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 자동차그룹의 기획부서에서 근무한 것이 지금의 꼬리표를 갖게 한 주된 원인이 된 것이다. 기업을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 변화로 인해 기업교육 담당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 가운데 전략적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필자의 사회적 역할이 자연스럽게 교육 전문 컨설턴트로 귀착되게 된 것이다.

첫 직장을 근 10년 만에 온갖 환송(?)을 받으면서 떠난 후에 ‘필드(Field ; 거친 벌판)’라고 일컬어지는 교육시장으로 진입하였고, 불과 몇 년 만에 붙어 있는 감투만 대여섯 가지가 넘고 말았다. 이는 순전히 희소가치 때문에 발생한 것인데, 교육과 관련하여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이들이 그리 많지 않고, 교육마케팅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전문 영역으로 확보하다 보니까 주변의 분들이 주저하지 않고 이런 저런 역할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

교육마케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의미가 시장에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하였는데, 최근에 연구 논문에 게제된 다음 글을 보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들게 된다.

“교육마케팅이란 신제품 및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한 기업들이 고객을 상대로 교육하는 마케팅이다. 교육마케팅이란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성격과 올바른 사용법 등을 성실히 가르쳐 줌으로써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더 낳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영업전략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소비자로서는 상품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고 기업은 시장규모를 늘려 결국 장기적으로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에 상기 정의로 교육마케팅을 한정해버리면 치명적인 결함을 갖게 되는 데, 상기 정의에 따라 교육마케팅을 실행하게 되면 교육마케팅은 단지 영업수단으로 전락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교육마케팅이 본래 추구하는 고객의 교육니즈 충족을 통한 이윤 창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것 저것 예를 들지 않더라도, 입장을 바꾸어서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이라면, 최근에 나온 신제품에 대한 사용법을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배운 후에, 교육을 받았다고 좋아하면서 바로 구매할 생각이 들겠는가? 그것이 아주 인기 있고 특별한 상품이 아니라면 그러한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상기 정의는 교육마케팅의 역할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제한함으로써 교육마케팅의 성공 확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소위 ‘범주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