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산수유 꽃망울이 터졌습니다.산수유 꽃은 사진으로 보면 샛노란데 실제론 별로 노랗지 않습니다.꽃이 작아서 그런지. 지방 어디엔가 있는 건 사진처럼 샛노랗다는데 가보지 못했으니 알 길 없습니다. 아무튼 개나리보다 앞서 피는 봄꽃이니 마냥 반갑습니다.

 산수유는 사실 꽃보다 열매가 예쁩니다.가을철 빨간 열매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빨간색도 어쩜 그리 선명한지. 갸름하고 오동통한 모습은 귀엽기 짝이 없습니다. 이 열매는 남자들에게 좋다는데 중요한 건 씨를 빼야 한다는 겁니다.씨에 독이 있어서 그렇다는군요.예전엔 처녀들이 입으로 씨를 뺏다는데 요즘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산수유가 폈으니 개나리와 목련이 필 날도 얼마 안남았겠지요.실제 목련 꽃송이도 곧 터질 듯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흔하진 않지만 개나리 비슷한데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영춘화도 어딘가에 피어 있겠지요. 계절은 어김없고 꽃도 그런데 무슨 심술인지 가끔 3월과 4월에도 눈이 옵니다.

  봄눈이지요.때없이 봄눈이 날리면 "아,이제 겨울이 정말 가는구나" 싶어집니다. 겨울이 제아무리 용을 써도 결국 지나가고 봄이 다가온다는 걸 선험으로 아는 거지요. 살다 보면 봄인 듯싶다가 다시 눈보라 거세게 몰아닥칠 때가 있습니다. 처음 당하는 사람은 황망하기 그지 없겠지요.

  그러나 지나갑니다.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진짜 봄은 때아닌 봄눈 한바탕 휘날린 뒤에 옵니다. 놀라 당황하거나 화 내지 말고 차분하게 기다려야지요. 그럼 어느 새 눈 그치고 햇살 따사로와지면서 봄꽃 만개하겠지요.

  오래 전 봄눈 내리던 날 기억입니다. 돈 중요한 줄 아는 나이인데도 얼마나 쓸쓸하던지....  

< 봄눈 >
때 없이 눈발 흩어지는 봄날
낮술 앞에 놓고
오래 못본 이와 마주 앉다



어쩐 일인가
허름한 차림이며
세상사 한쪽에 비껴있는 듯한 모습 여전한데
주식이니 벤처니 장외시장 얘기로 열 올린다

얼마나 벌었느냐 묻는 동안
가슴 속에 찬바람 인다

“오늘은 그대가 밥값 내지”
돌아서는 발길 무겁다
그쳤던 눈 다시 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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