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속담인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3년 된 서당개가 훈장 선생님은 될 수 없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서당개일까요? 아니면 훈장 선생님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 같은 회사에서 한 분야에서만 20년 간의 실무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과연 이 사람은 전문가라고 칭할 만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그가 한 조직에서 다소 수동적으로 실무만 20년 한 것이라면 그냥 경험많은 실무자 수준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론적 토대 위에 그러한 경험들이 재구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꾸준한 학습 노력이 필요하겠죠.

  이론이라 함은 여러 현상과 결과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일반화된 법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사실들을 축적하여 귀납적으로 이론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여러 경우에 대입시켜 봐서 타당성을 입증 받으면 그 가설이 이론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연역적 방식이죠.

  어쨌든 우리가 이론적 기초를 갖는다는 것은 어떤 행위에 대해 일반화된 법칙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하는 이유와 방식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긴 하더라도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당연히 이론과 실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일반화한 법칙이기 때문에 그것은 개별 조직들의 특수한 맥락(context)들이 모두 고려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보면 모든 상황에 모두 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이론이란 존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특히 사회과학에서는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사회과학에서 맥락에 대한 고려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테니까 말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론적 백그라운드 없이 실무경험만으로 만들어진 지식 모음은 언젠가는 토대가 약해 무너지는 모래성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그 경험이 한 조직에서만 이루어졌다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이 조직에서 일 잘했던 사람이 다른 조직에 가면 평범한 구성원이 되버리는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실무적 경험이 쌓여져 가는 만큼 이론적 기초도 함께 탄탄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HRD를 기술(art)이 아니라 과학적 학문(science)으로 여긴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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