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것에 도전한다는 게 슬펐다."  비운의 스케이터 이규혁 선수가 눈물짓는 모습을 보는 내내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후배들에게 충고한다는 것조차 욕심인 것같다.실력도 실력이고 그들은 내게 없는 메달을 갖고 있다"는 말엔 눈시울이 시큰해졌습니다.

 지금 그에게 무슨 말이 위로가 될까요.어떤 얘기도 귀에 안들어올 겁니다.그저 쉬고 싶겠지요.뭔가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일 테니까요. 지난 일을 떠올릴 때마다 얼마나 많은 회한이 몰려 올른지요. '시합 전날 잠만 잘 잤더라면'부터 시작해 하나에서 열까지 아쉽고 안타까운 일 투성이겠지요.

 메달을 딴 후배들이 부러운 만큼 끝내 시상대에 서지 못한 자기 자신이 밉고 싫을 겁니다.가족에게,소속팀에게,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또 얼마나 클까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한마디만 한다면 "실컷 울라"고 하고 싶습니다. 소리치며 통곡도 하고, 가슴 치면서 울부짖기도 하고,그래도 서러움과 원통함이,억울함과 분함이 풀리지 않거든 누가 있든 말든 어깨를 들썩이며 계속 울라고 말입니다.
  
 울고 나면 나아질 겁니다.그동안 가슴을 짓눌러온 부담감과 책임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기분도 들 테구요. 긴 세월 한 곳만 바라보느라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도 생각나겠지요.

 이규혁 선수에겐 어쩌면 올림픽 메달보다 더 큰 무엇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동안의 시련은 바로 그 커다란 보상을 위한 디딤돌일 겁니다. 이제 서른둘.젊디 젊은 나이입니다. 아직 다 울지 못했으면 실컷 울기를. 그런 다음 새로운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기를 기원합니다!

  <눈물>
 그거 알아
 너무 슬프면 눈물도 안나
 가슴만 터질 것처럼 답답할 뿐

 눈물은 울자고 마음먹는다고 나오는 게 아냐
 그냥 쏟아지는 거지
 목구멍으로 삼키다 삼키다 안되면. 
 
 눈물이 터지면 다행이야
 숨이 멎는 걸 막을 수 있으니
 
 참 이상하지
 실컷 울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몽땅 빠져나가고 나면
 어디선가 들려

 "그만 울어.네 인생이 끝난 건 아니잖아"
 갑자기 솟는 힘,
 죽도록 울어본 사람은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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