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일간지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간 마신 소주량과 독서량을 비교한 기사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소주병 갯수가 책 권수보다 아주 훨씬 많았는데.. 그보다 더 흥미로왔던 것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다라는 것이었습니다.(물론 HRD담당자는 예외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요즘은 아마 더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등에서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더 쉽게 습득할 수 있다라는 것도 주요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원하는 것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 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 잘 정리된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원활치 않았던 과거에 제가 연수원에서 근무할 때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서점에 가는 것이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보편화되지 않았고, 과정기획을 위한 정보나 지식은 서점에서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 참 좋은 세상입니다.

  요즘에도 가끔씩 서점에 가보면, 갈 때마다 무수히 많은 새로운 책이 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마다 당혹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독서 강박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책들에 나와있는 지식이나 저자의 견해들을 내가 잘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다방면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할 HRD담당자로서 뒤쳐진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어쩌면 저도 책을 아주 많이 읽는 편에는 속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게중에는 별 도움 안되는 책들도 많습니다. 책을 내기 위한 책들... 단순히 이내용 저내용 조합되어 있는 뻔한 내용들.. 대개는 자기계발 서적들이 그러하지만...저자가 그 책을 내느라 자기계발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독자들이 그 책을 통해 자기계발이 이루어질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가끔 주위의 사람들과 대화하다보면 특정 책을 홍보하듯이 얘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요즘에 이런 책을 읽고 있는데 말이야...' 이러면서 말이죠... 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연히 좋은(?) 책을 골라 읽다보면 새로운 관점이나 지식에 뻑(?)이 가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그런 관점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어 입이 간질거려 못견디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런 분이 있다면 진정한 독서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정말 책을 좋아하면서 제대로 읽는 사람들은 책 읽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습관으로 정착된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는 것이 그 사람에게 현학적이거나 다변적인 자세를 견지하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1년에 최소 100권 이상씩은 책을 보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그냥 대화를 하다보면 그 분의 식견에 절로 감탄하게 됩니다. 적어도 그 정도는 읽어야 균형감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읽기 습관도 기본적으로 다독을 하고, 그 중 특정책은 정독을 하거나, 여러번 읽어 보는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왜 HRD담당자는 특히 책을 많이 읽어야 할까요? 교육하는 사람들은 균형잡힌 시각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책을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관련이나 교육관련 서적은 당연히 물론이고  철학, 역사, 과학, 미래학 등.....뒷부분에 언급한 책들은 정독해야 하는 책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이 HRD업무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할 수도 있지만, 큰 관점에서는 관계가 있습니다. 세상(우주)를 어떻게 보고,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관점은 철학이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고대 탈레스와 플라톤에서부터 데카르트, 칸트, 현대의 싸르트르 등에 이르기까지 철학의 관점을 쭉 훓으면 인간의 생각의 발전을 읽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역사... 이 또한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80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근현대사 역사를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한쪽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그러면 특히 복잡다난해진 현대사회를 해석하는 균형잡힌 관점을 세울 수 있으리라 봅니다.

  또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과학서적을 좀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교육장면에서 많이 쓰는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도 토머스 쿤이라는 과학자가 제시한 개념이니까 말입니다. 특히 토머스 쿤처럼 인문학과 과학 양쪽 분야를 통섭했던 분들의 책은 더욱 더 유익할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과학전공서적이 아니라 일반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서적들도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금융관련 책들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화폐경제의 시대인 요즘 시대에는 금융을 알아야 이 세상에서 경제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적, 성공학 책들 이런 책들은 그냥 서점에서 훓어보면 되는 수준의 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바쁜 시대에 일부러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보면 너무 읽을 책들이 많죠.. 정말 잘 고른 한권의 책이 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한권의 책으로 세상을 비추어보기에는 이미 세상은 너무 다원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권의 책으로는 균형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균형잡힌 시각과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고자하는 HRD담당자라면 다독을 해야합니다. 그러므로 분기에 1~2권 정도 책을 읽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죠.

  특히, 다양한 좋은 책들을 많이 읽는 것은 기업의 HRD담당자로서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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