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간다. 숱한 만남을 남기고 또 다른 만남을 위한 기다림을 위해 5월은 잠시 시간 속으로 숨는다. 5월은 크고 작은 만남의 역사를 만드는 달인가 보다.




산을 찾는 사람은 입산이 허용되는 5월에 비로소 깊은 산을 만나게 된다. 높은 산의 나무는 잎을 맞이하기 위한, 잎은 가지에서 필 준비를 하며 기다렸다. 산은 찾아올 사람들을 위해 준비하고 사람은 찾을 산을 위해 준비한다. 준비가 없으면 만남은 의미가 없다. 만남은 기다림을 요하고 기다림은 준비를 요한다.




모내기도 한창이다. 가슴 졸였던 봄 가뭄의 인고를 딛고 논 가득 채워줄 비를 기다리며 준비했으므로 물이 채워졌다. 이제 가을 수확의 희망을 품고 농부와 자연이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만나도 서로 기다림을 준비한다. 그러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5월에 유난히 많은 만남들이 있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동창회 체육대회에서는 우정이 버물어진 유머 같은 욕이 섞인 친구의 꼬집음을 웃음으로 만나고,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사업가 친구의 인고를 만나고, 대학교 총장이 된 친구의 미소도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친구들의 지난 일상은, 마치 만남을 위한 자연의 준비보다 더 깊은 만남을 위해 준비된 노력이 있었음이 틀림없다.




5월이면 일제히 열리는 각 고을의 지역축제도 기다림과 만남을 위한 준비 속에서 이루어지며, 유난히 많은 관광버스 속의 사람들도 기다림 끝에 만남을 잇고 또 헤어진다. 그리고 또 준비하며 기다릴 것이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5월에 있는 것도, 긴 기다림 속에서 자식과 제자들이 행복한 자기모습을 준비하라는 시간 속의 긴 기대일 것이다. 비록 5월에 만남이 없었어도 좋다. 조건 없는 기다림은 사랑 속에서 이어진다. 자식과 제자, 스승과 부모 모두에게 준비의 시간은 연속선을 타고 흐를 것이다.  




․ ․ ․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시)




그렇다. 기다림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준비이다.

마음을 보내고 사랑을 느끼는 것도 한 조각의 준비이며 기다림일 것이다.

멀리 있는 친구에게 느끼는 우정, 자주 보지 못하는 가족에게 보내는 미안함, 만나뵙지 못한 스승에 대한 죄송함도 만남을 위해 다가가는 준비이리라.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같은 큰 만남과 기다림도 준비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 큰 만남이든 소시민들의 일상적 작은 만남이든 모두 다가가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만남을 위해 준비하고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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