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태극전사들이 사상 처음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루어냈다. 8년 전 안방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경험이 있어 16강이 얼마나 힘든지 몰랐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를 보면서 원정 월드컵 16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그리스를 2대1로 제압하고 나서 당연히 이기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아르헨티나에 1대 4 패배를 당했다. 아르헨티나에 패배한 것은 당연할 수 있었지만, 그 결과가 오히려 사상 첫 원정 16강도 어려울 거라는 불안감이 되었다. 그리스가 한수위라고 생각했던 나이지리아를 잡자 계산은 더 복잡해졌다. 만에 그리스가 1.5진으로 구성될 아르헨티나에 이기면 우리가 나이지리아를 이겨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계산도 나온다. 한국과 나이지리아 경기와 동시에 벌어진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전이 전반전을 0대0으로 비기자 우리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 막바지 한국과 나이지리아가 팽팽한 동점 승부를 벌이고 있을 즈음,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겼다. 이제 또 경우에 수가 나온다. 만에 나이지리아에게 한 골을 먹어 지면 승점 3점으로 동점이 되고 골득실에서 우리가 지는 결과가 되어 탈락이 된다. 정말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만큼이나 날밤을 새며 보는 온 국민의 마음도 떨렸다. 결과적으로 90분의 사투 끝에 우리는 2대2 동점으로 월드컵 16강의 쾌거를 이루었다.

목표 달성 즉, 성공한다는 것은 참 힘들다. 4팀 중에 2팀이 올라가는 50%의 확률이라고 생각하면 완전히 틀렸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처럼 상황의 연속에서 하나의 요소만 삐끗해도 실패한다. 실패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이 널려 있다. 성공이라는 커다란 과실은 너무나 험난한 실패의 가능성을 극복한 때 맛보는 달콤한 과실이다. 그래서 매우 어렵다. 기업에서 출시하는 신제품의 80~90%는 실패한다. 신입사원이 대기업에 입사해서 임원이 될 확률은 10%가 되지 않는다. 역으로 임원까지 못갈 확률이 90%가 넘는다는 얘기다. 일본에서는 1,000대 3의 법칙이 불문률이라고 한다. 신사업이 성공하려면 노동력, 자본, 기술, 고객, 시장, 자원, 경제상황, 사람의 화합, 장소, 분위기 등 10가지가 필요하다. 쉽게 각각의 요소가 성공할 확률이 50%라고 한다면 10가지 요소가 모두 성공하는데는 2의 10승 즉 1,024분의 1이라는 천문학적 실패 확률이 나온다. 즉, 성공에 비해 실패 가능성이 너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는 성공확률에 비해 실패확률이 너무나 높기 때문에 실패극복을 위해 맞서 싸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성공 가능성이 너무 적으니 운명이라 받아드리고 하루하루 떼우면서 살아가면 될까? 아니다. 성공과 실패는 확률의 법칙이 존재한다. 확률의 법칙이 존재하므로 실패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또한 작은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면 성공 확률은 훨씬더 높아진다는 원리가 숨겨져 있다. 대표적인 원리가 하인리히의 법칙이다. 미국 손해보험사에 근무하던 H.W. 하인리히는 사고나 재해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방대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분석하여 1:29:300의 법칙을 발견했다. 큰 실패에는 300개의 징후와 29개의 작은 실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패의 징후와 작은 실패를 발견하고 대비하면 큰 실패를 막을 수 있다는 법칙으로 하인리히법칙은 산업재해 분야의 바이블로 받아드리고 있다.

실패의 법칙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은 기업 경영에 유용하게 사용될 원리이면서, 인간관계에도 잘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인간관계는 실패하면 상대방과의 관계는 송두리째 사라지거나 강력한 적을 만들게 된다. 특히 사람 마음은 오뉴얼 장맛 바뀌듯이 시시각각으로 바뀔 수 있는 감정의 요소가 있어 더 어렵다. 실패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패를 미리 예방하고, 작은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만들면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하인리히법칙은 인간관계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실패의 징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징후가 발견되면 유심히 관찰하고 성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실패가 올 수 있다. 큰 실패로 연결되지 않도록 방지장치를 만들어 큰 실패 즉, 인간관계의 파국으로 가는 것을 끊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태극전사들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며...

정진호_《일개미의 반란》 저자,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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