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브랜드의 숙제

 

어떻게 하면 마케팅을 잘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경쟁사와 철저하게 다르게 하는 것이다. 특히 후발주자인 2등, 3등 브랜드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보통 리더들이 그 산업의 룰(Rule)을 만들어 나가는데 2등, 3등 브랜드들은 그 룰을 따라 하는 습성이 있다. 따라 하면 삶은 쉽겠으나 그 결과가 어떠하겠는가? 그야말로 후발주자 (Follower)가 되는 것이다.

 

웅진코웨이를 보자. 코웨이는 90년 초반 삼성, 엘지 등 대기업과 한판 심하게 붙은 후 정수기 시장의 리더가 되었지만 정수기 보급률을 늘려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소비자가 정수기 한 대에 100만원을 주고 사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이러한 구매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코웨이는 렌탈 제도라는 것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고 큰 성과를 이루었다. 이제 정수기 시장에서 렌탈 제도는 하나의 룰이 되었다.

 

코웨이가 만든 또 하나의 룰은 코디 제도이다. 코디는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하여 정수기 상태를 점검하고 필터도 교환해준다. 렌탈과 코디 제도로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시장에서 높은 진입장벽을 쌓았고 확고하게 리더쉽을 굳혔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수기 시장에서 이미 게임을 하고 있는 후발주자나 신규 진입자가 렌탈과 코디 제도를 따라 한다면 어떠할까? 그 결과는 뻔하다. 코웨이의 후발주자로 낙인이 찍히게 되어 매출이나 브랜드이미지의 개선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다르게 해야 한다. 따라 하지 않고 다른 게임의 룰(Rule)을 만들어야만 소비자의 관심을 살수가 있다. 렌탈과 코디가 주는 혜택이 아닌 다른 혜택을 찾아서 소비자에게 제공해야만 코웨이와 한 판을 벌일 수 있는 것이다.

 

달라야 한다는 점은 모든 마케팅 활동의 각 영역에 적용되어야 하며 브랜드 네임 (Brand Name)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 ‘마시는 비타민’이란 컨셉으로 광동제약은 ‘비타 500’ 이란 브랜드를 내놓아 박카스의 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재미있는 것은 ‘비타 500’의 후발주자들이 내놓은 제품의 브랜드 네임이다. 이미 소비자의 인식에 ‘비타 500’이 리더로 자리를 잡았는데 ‘비타천’, ‘비타파워’, ‘비타씨’ 등과 같이 ‘비타 뭐뭐’ 라고 브랜드 네임을 지으면 소비자가 기억을 할 수 있을까? ‘비타 뭐뭐’하면 ‘비타 500’이 생각나는 것이다. 색다른 이름을 지어야 ‘비타 500’과 차별점을 느껴 한번 보게 되고 2등이라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진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왜 MP3 브랜드들은 아이리버, 아이오디오, 아이팟 등처럼 ‘아이 뭐뭐’로 브랜드 네임을 지었을까? 왜 전자제품 체인점들은 ‘하이’와 ‘프라자’를 섞어서 ‘하이마트’, ‘하이프라자’, ‘디지털프라자’ 라고 지었을까? 왜 전기밥솥 회사들은 ‘쿠’로 시작하는 ‘쿠쿠’, ‘쿠첸’ 이라고 브랜드 네임을 지었을까?

 

그 이유는 후발주자들은 리더가 만든 게임의 룰 (Rule)을 따라 하는 습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주 잘못하는 마케팅이다. 후발주자는 리더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 그런데 그 운명을 거스르고 리더를 따라가면 그 브랜드의 삶은 영원이 후발주자인 것이다.

 

< 이 종진, 브랜드퍼블릭 & brandcareer.com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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