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늘 치열하다. 특히 제품 보급률이 70%~80%정도까지 되면 브랜드 간의 경쟁은 더욱 더 살벌해 진다. 정체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후려치고, 1개를 사면 1개를 더 주거나, 다른 사은품을 주는 치열한 프로모션까지 가세한다. “저렇게 팔아서 돈이 남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런 상황이 되면 여기 저기서 그 제품은 성숙기나 쇠퇴기에 들었으니 사업을 접으라고 한다. 대형 LCD TV가 나오기 전에 일반 TV을 보고 그랬고, 드럼 세탁기가 나오기 전에 통돌이 세탁기를 보고 그랬다. 또 Side by Side 냉장고가 나오기 전에 일반 냉장고 보고 그랬다.

 

제품이나 산업에 성숙기나 쇠퇴기가 있다고 하면 소비자의 Needs도 성숙기나 쇠퇴기가 있다. TROMM이란 드럼 세탁기가 나오기 전으로 돌아가 보자.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는 위쪽에서 빨래를 넣는 방식의 통돌이 세탁기를 가지고 있었다. 보급률이 높아 신규 수요가 아닌 대체 수요만 존재하여 매출은 정체 혹은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답답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때를 다른 시각으로 보면 큰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보인다. 보급률이 그 정도로 높아진 시점이 되면, 소비자들은 5~10여 년간 통돌이 세탁기를 보아 왔다는 것 아닌가! 얼마나 지겨운 일인가! 세탁을 해야 하는 기본적인 소비자의 Needs는 존재하지만 새로움이 없는 통돌이 세탁기를 구매하고픈 Needs은 쇠퇴기에 접어드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통돌이 세탁기? 지겨워! 뭔가 다른 형태의 세탁기가 없을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제품 보급률이 너무 높아져 매출이 정체 혹은 하락할 때가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수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드럼 세탁기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내놓아 세탁기 시장을 재편한 TROMM 보라. 통돌이 세탁기를 사는 소비자를 보았는가? 이제 없다. 모든 소비자들은 그 지겨운 통돌이 세탁기를 버리고 드럼세탁기를 원하고 있다.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지겨운 일반 냉장고가 아닌 Side by Side라는 형태의 DIOS나 Zipel을 구매한다. TV도 일반 TV가 아닌 LCD TV인 X-Canvas나 파브를 구매한다. 

 

TROMM, Zipel, DIOS, X-Canvas 등은 성숙되거나 쇠퇴하는 시장을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시장을 재편한 큰 일을 해낸 대단한 브랜드들이다.

 

이 들의 업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브랜드들은 기존 세탁기, 냉장고, TV 시장의 규모를 3배 이상 키워 놓았다. TROMM을 출시할 때 가격이 약 150만원이었는데 그 당시 통돌이 세탁기는 약 50만원 정도였다. 50만원도 비싸다고 외쳐 되던 소비자들이 무려 150만원이란 가격을 지불하면서 드럼세탁기를 구매한 것 아닌가!  50만원의 통돌이 세탁기를 사던 모든 소비자들이 이제는 Trading-up하여 150만원의 드럼세탁기를 사고 있다.

 

이처럼 보급률이 높아 시장은 정체하고 매출이 바닥일 때,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Trading-up을 유도하여 시장 규모를 엄청나게 키울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TROMM, DIOS, Zipel 에게 배워야 할 값진 교훈이다.

 

< 이 종진, 브랜드퍼블릭 & brandcareer.com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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