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망치는 가격할인

 

싸게 팔면 더 팔릴까? 우리는 늘 이 고민을 한다. 특히 매출이 떨어지면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결국 동일한 제품을 좀 더 싸게 팔면 더 팔릴 것이란 확신을 갖고 가격 할인을 한다. 그러나 그냥 싸게 팔면 소비자가 좀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니, “기획상품전”, “정기세일”, “봄맞이대전” 등의 대의명분을 꼭 붙인다. 심하게 가격할인이 된 제품은 “땡처리” 라는 개념까지 도입해서 판매를 한다.  

 

이제 고정화된 이러한 Sale 패턴은 단기적으로 매출은 올릴 수 있으나 여기에 큰 함정이 있다. 이런 판매 형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조금 지나면 더 싸게 팔 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때를 기다린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구매를 늦추게 되고,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Sale’을 할 때만 매출이 오른다. 결국 그 브랜드는 ‘Sale’ 브랜드로 전락한다.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이다. 오늘 70만원 주고 구매한 동일한 휴대폰을 3개월 지난 후에 친구가 50만원 주고 샀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나 화나는 일인가! 그 브랜드에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소비자는 기업의 원가 구조에 대해 모를 뿐만 아니라 관심도 없다. “음…… 50만원에 팔 수 있는 제품을 나에게 70만원을 받으면서 바가지를 씌웠구나!”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배신감을 한 번 정도 느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라고 넘어가겠지만 두 번, 세 번 정도 당하면 그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단기 매출 증대나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할인을 하는 것은 그 브랜드의 가치를 갉아 먹는 일이다.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은 매출증대라는 압박을 갖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 직원들 임금, 은행 이자, 주주들의 압박 등을 생각해보면 ‘No Sale’이란 개념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이러한 유혹들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마케팅에는 ‘뚝심’이 필요하다. 팔리지 않아도 버텨야 한다. 경쟁사가 가격을 후려쳐도 묵묵히 대응을 해야 한다. 어느 정도 판매된 제품/모델은 할인을 하지 말고 과감하게 단종을 시켜야 한다. 고객이 깎아 달라고 해도 무시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No Sale Brand’ 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한 번 심어주게 되면 그 브랜드는 힘이 생기게 된다. ‘No Sale’ 개념은 특히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하는 브랜드에게는 목숨 같은 것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 개념은 꼭 지켜야 한다.

 

< 이종진, 브랜드퍼블릭 & brandcareer.com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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