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게임 - 브랜드 확장

 

브랜드전략에 있어 가장 논쟁이 뜨겁고 답이 없는 부분이 브랜드 확장이다. 브랜드확장 전략이란 “기업이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는 한 브랜드의 이름을 다른 제품 군에 속하는 신제품의 이름에 확장하여 사용하는 전략”을 말한다.


두부, 콩나물로 성공한 풀무원 사례를 보자. 풀무원은 사업확장을 위해 생식, 녹즙, 샘물 등의 신규 Business 영역에 뛰어 들었다. 이때 다른 브랜드명을 쓰지 않고  “풀무원”이란 이름으로 풀무원 생식, 풀무원 녹즙, 풀무원 샘물 등을 출시하여 나름대로 성과를 얻고 있다. 두부와 콩나물 제품군에서 구축한 풀무원의 브랜드이미지와 신뢰도를 기반으로 타 제품군에서 새로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브랜드 확장은 참으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큰 힘 안들이고 매출과 이익을 올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여기에는 큰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아래 글을 읽어 보자.

 

“지난 10년간 소니는 5,19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순이익은 매출대비 0.8%에 불과한 40억 달러입니다. 이런 순이익으론 주주들에게 배당금 주기도 어렵고 은행융자금 갚기도 어렵습니다. 다른 일본업체들처럼 소니는 심각할 정도로 브랜드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즉, 소니라는 브랜드명을 TV, VCR, 디지털카메라, PC, 휴대폰, 캠코더, DVD, MP3, 스테레오 등 다양한 제품에 붙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소니의 문제입니다.”

Al Ries, The Origin of Brands, 2004

 

소니의 브랜드 파워를 생각해 볼 때, 정말 믿을 수 없는 성적표이지 않은가? 다른 일본전자업체들은 어떠할까? 지난 10년간 Hitachi는 7,080억 달러에 7억2천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NEC는 3,970억 달러 매출에 13억 달러의 손실, Fujitsu는 3,830억 달러 매출에 16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Toshiba는 4,630억원의 매출은 올렸지만 소니처럼 순 이익률은 0.15%에 불과하다.

 

Sony, Hitachi, NEC, Fujitsu, Toshiba 등과 같은 일본기업들이 돈을 못 버는 이유는 브랜드확장의 함정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대다수의 일본 업체들은 ‘품질’ 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명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일본업체들처럼 어느 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그 브랜드를 강력한 브랜드로 키워 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각 제품 영역에는 최소한 한 개의 강력한 전문 브랜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을 보면 과거에는 삼성전자에서 삼성냉장고, 삼성TV, 삼성세탁기, 삼성정수기 등 모든 제품을 삼성이란 단일 브랜드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각 제품 영역을 보라! 세탁기에는 트롬(TROMM), 에어컨에는 휘센 (Whisen), 고급냉장고에는 지펠 (Zipel), 정수기에는 코웨이 (Coway), 전기밥솥에는 쿠쿠, 김치냉장고에는 딤채, MP3에는 아이리버, 비데에는 루루 등의 전문 브랜드들이 각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Global Market도 한국시장과 마찬가지로 각 제품 영역에 전문 브랜드가 존재하며, 현재 존재하지 않으면 시장세분화로 인해 곧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브랜드확장은 상당히 위험한 게임인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라는 말이 있다. “그다지 실속은 없으나 당장 좋으니 취할 만하다.” 라는 뜻인데, 브랜드 확장이란 이슈를 고민할 때 마다 생각나는 속담이다.

 

<이 종진, brandcareer.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