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잭 웰치 회장의 말을 기억하십니까?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

 

국내 휴대폰 산업을 보면서 이 것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는 애니콜, 싸이언, 큐리텔, 스카이, 모토롤라 등이 있습니다. 누가 리더입니까? 애니콜이지요.

 

실질적인 제품 품질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 조사의 결과를 보면 싸이언, 큐리텔, 모토롤라의 품질수준은 애니콜에 비해 낮다고 소비자들은 인식합니다. 애니콜과 경쟁을 하고 있는 싸이언이나 큐리텔의 입장에서 보면 큰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이언, 큐리텔, 모토롤라는 품질 수준을 올릴 수 있을까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국내 소비자들은 약 1년에서 1년 반 주기로 휴대폰을 교체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쯤 되었다고 가정하고 휴대폰을 한대 사봅시다. 요즘 휴대폰 시장에서 화두가 뭐지요? 아마도 휴대폰에 장착되어 있는 카메라나 MP3의 기능이 가장 중요한 속성일 것입니다.

 

과거에는 SMS 기능, 벨소리, 칼라 LCD, MMS (Multimedia Messaging Service) 등이 중요한 기능이었습니다. 각 휴대폰 브랜드들은 이런 기능을 다른 경쟁 브랜드보다 빨리 개발하여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기술적 우위를 점하려 했습니다. 애니콜은 이 측면에서 다른 브랜드들 보다 우수 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현 시점에서 휴대폰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기능은 카메라 혹은 MP3 입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싸이언, 큐리텔, 모토롤라는 애니콜이나 스카이 보나 훌륭한 카메라 폰이나 MP3 폰을 만들어서 출시해야 품질수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것이 가능할까요?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지 몰라도 소비자의 인식 상에는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은 이미 애니콜이나 스카이의 품질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나보다 힘센 브랜드의 힘을 빌리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휴대폰 산업을 떠나 잠시 카메라 산업으로 가봅시다. 카메라 산업에서 생각할 수 있는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지요? 여러 브랜드들이 있지만 니콘(Nikon)이란 브랜드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애니콜이 니콘보다 카메라를 더 잘 만듭니까? 아닙니다. 애니콜은 휴대폰을 잘 만들고 니콘은 카메라를 잘 만듭니다.

 

이제 휴대폰 매장에 가서 두 개의 모델을 보았습니다. 하나는 애니콜 300만 화소 카메라 폰이고 다른 하나는 싸이언 300만 화소 카메라 폰입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까 싸이언 모델에 “Nikon 카메라” 라는 작은 레이블이 붙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사시겠습니까? 물론 가격요소가 개입되지만 카메라 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Nikon과 함께 만든 싸이언의 카메라 폰을 호의적으로 고려하지 않겠습니까?

 

MP3 폰도 마찬가지 입니다. 휴대폰 산업을 떠나 MP3로 가봅시다. MP3의 리더는? 아이리버(iriver) 입니다. 애니콜은 아이리버보다 MP3라는 영역에서는 약합니다. “Nikon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싸이언의 MP3 폰에 “아이리버 MP3 System” 이란 작은 레이블이 붙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확신컨대, 소비자가 느끼는 싸이언의 MP3 폰에 대한 품질수준은 훨씬 올라 갈 것입니다.

 

이런 사례는 타 산업에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항공산업의 브랜드인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 (United Airlines)은 스타벅스의 커피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수준을 올렸습니다. 자동차 브랜드인 렉서스는 세계 최고의 음향기기 브랜드인 마크 레빈슨 (Mark Levinson)을 차내 오디오 시스템으로 장착하고 있습니다. 방수 기능을 탁월하게 보여 주고 싶은 의류 브랜드들은 고어텍스 (Goretex) 라는 브랜드를 붙입니다.

 

이처럼 현재의 품질 수준을 더욱 더 높이기를 원하는 브랜드들은 어느 특정 분야에서 “나보다 힘센 브랜드의 도움 받기”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특히 No.1 브랜드보다 품질 수준이 낮게 인식되고 있는 2등, 3등인 브랜드들은 이러한 “짝짓기” 전략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종진, brandcareer.com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