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꿈은 해당 산업에서 1등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점유율, 이익률, 회원수 등 어떤 기준이 되었던 1등이 되기 위해, 혹은 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기업들은 안간힘을 쓴다. 사실 1등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주주들에게 할 이야기도 있고, 언론의 관심도 받고, 정부나 여러 기관에서 수상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느 산업에서 1등 자리를 차지하면 많은 부수적인 혜택들이 돌아 온다.

 

또 다른 큰 혜택은 그 기업이 생산/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제품력을 최고의 수준까지 올릴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것이 무슨 의미일까? 함께 생각해 보자.

 

1등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경쟁제품보다 뭔가 좋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은가?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한 두 번은 속아서 살수도 있겠지만 경쟁제품 대비 좋지 않은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여 1등 자리까지 올랐다는 것은 그 제품/서비스가 정말 좋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들도 나처럼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1등이라고? 야! 정말 뭔가 좋긴 좋은 모양이네! 나도 한번 사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생각과 행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내가 잘 선택한 것인가?”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자신 외에 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것을 알게 되면 안심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없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줄을 서서 기다려도 많은 손님이 있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기 원하는 마음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SK Telecom의 “011 이시죠?”, 에어컨 브랜드인 휘센의 “세계를 휩쓴 휘센”, 결혼정보 회사인 듀오의 “결혼하면 왜 듀오가 생각날까요?” 등은 리더쉽을 알리기 위해 전개하는 대 소비자 광고 활동인 것이다.

 

광고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1등이란 점을 광고를 통해 알릴 수 있다면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광고뿐만 아니라 PR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는 많다. 대개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1등 기업이 그 산업을 대표하기 때문에 1등 기업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때 1등이란 사실을 계속 알려야 한다. MP3 Player의 회사인 레인콤, 할인점의 대표주자 이마트, 취업포탈 시장의 리더인 잡코리아 등은 PR을 활용하면서 1등인 점을 지속적으로 잘 알리고 있는 회사들이다.

 

1등 자리를 탈환 했다는 것이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위치가 엇비슷한 기업들은 서로 다른 기준이나 인증기관을 내놓으면서 자신들이 1등이라고 서로 싸우기까지 한다.

그 한 예가 인터넷 포탈 산업의 양대 주자인 네이버와 다음이다. 이 두 브랜드들은 인터넷 사이트들의 순위를 매기는 랭키닷컴이나 코리안 클릭 같은 업체들이 발표하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자신들이 1위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어느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 속에 1등이란 위치를 확고부동하게 먼저 차지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위해 두 브랜드 모두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2등으로 인식이 되면 겉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등이란 점을 알리는 것은 안정된 산업보다 이제 막 형성되는 산업에 있어서 더욱 더 중요하다.

 

어느 특정 산업이 형성되는 초기시점에 두 세 개의 브랜드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때 소비자들은 누가 1등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불확신 속에 소비자들은 각 경쟁 브랜드들에 대해 다른 소비자들에게 물어 보거나 경험해 보기를 원한다. 그러고 난 후에 어느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형성하게 된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미묘한 차이지만 시장점유율이 어느 특정 브랜드 쪽으로 약간 쏠린다. 이 때가 바로 자신이 1등임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확신’을 제거해주어야 한다. 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며 2등과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는 놓쳐서는 절대 안 되는 기회이다.

 

이런 기회를 놓쳐버린 안타까운 브랜드가 있다. 메트로 (Metro)라는 브랜드를 아는가? 무료로 배포되는 지하철 신문이다. 메트로는 대한민국 마케팅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정말 큰 일을 해낸 브랜드이다. 아마도 신문산업만큼 세분화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없는데 이때 지하철 무료 신문이란 새로운 컨셉을 가지고 또 한번 신문산업을 세분화시켜 또 하나의 산업을 만드는데 성공을 시킨 브랜드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메트로가 나온 이후로 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이 산업을 지켜 보았다. 첫 째, 후발주자들이 언제 나올 것인가? 둘 째, 후발주자가 나왔을 때 메트로가 어떻게 대응할까? 포커스 (Focus)란 브랜드가 바로 지하철 무료 신문시장에 진입을 했고 AM 7, 굿모닝, 줌(Zoom) 등의 후발 주자들이 잇달아 이 시장의 성장 기회를 보고 뛰어 들었다.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던져 보자. 지하철 무료 신문시장에서 누가 1등인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메트로, 포커스, AM 7 순으로 나왔다고 말하지만 지금 누가 1등인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이 세 개의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 상에 1등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이 틀림없다. 시장을 개척한 메트로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1등이란 이야기는 1등 밖에 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욱 더 매력적이다. 내가 1등이란 이야기를 통해 맹렬하게 추격해 오는 2등, 3등 브랜드들과 차별화도 가져가면서 동시에 그 브랜드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품질 수준을 크게 올릴 수 있어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산업의 역사를 볼 때, 산업 초창기의 1등은 영원히 1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1등을 탈환했다면 무조건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그 산업을 볼 때 자연스럽게 선두 브랜드로 제일 먼저 인식되어야 한다.  < 이 종진, brandcare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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