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자장면 집을 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을 해낸 자장면 집이 있다. 서울 잠실 근처 석촌호수 사거리 모퉁이에 ‘손 자장면’이라고 간판을 건 식당이 있다. 내 기억으로 약 20년 정도 된 식당인데 365일 인산인해다.

 

이 손 자장면 집의 성공 비결이 무엇일까? 자장면의 맛은 면과 소스인데 이 집은 면에 승부를 걸었다. 이 식당은 기계가 아니고 손으로 즉석에서 만든 면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점을 손님들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이 손 자장면 집은 손으로 즉석에서 면을 뽑는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기로 했다. 손님들의 눈에 잘 띠는 식당 입구에 사방이 유리창으로 된 5평 정도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 내에서는 3명 정도의 자장면 전문가들이 밀가루 반죽을 하고 특유의 손 기술로 쫄깃쫄깃한 면을 만든다. 누구도 놓칠 수 없는 흥미로운 광경이다.

 

이러한 볼거리를 통해 이 식당은 손님들에게 손 자장면이란 확신을 심어주고 맛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것이 이 자장면 집의 차별화 전략이고 성공비결이다. 즉석에서 손으로 뽑은 면으로 자장면을 만드는 생산 방법을 생생하게 보여 주면서 다른 집의 자장면보다 훨씬 맛있다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다.

 

위의 사례가 보여 주듯이 생산방법이나 과정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되며 어느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았을 때 소비자들이 인식하게 되는 품질 수준을 크게 끌어 올릴 수가 있다. 좀 더 큰 시장을 보면서 이 점을 기업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소주 시장을 보자. 국내 소주 시장에는 현재 산소주와 참이슬이란 두 개의 브랜드가 있다. 이 두 브랜드가 출시된 지는 이제 몇 년이 흘렀고 두 브랜드 모두가 추구하는 것이 ‘순한 소주’ 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순할까?” 라는 문제는 제품력을 결정짓는데 핵심 사항이다. 그런데 산소주와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가 얼마일까? 아마 둘 다 21도 아니면 22도인가 그럴 것이다. 알코올 도수 차이는 크게 없는데 왜 참이슬이 더 순해 보이고 많은 사람이 참이슬을 더 찾는 것일까?

 

참이슬의 패키지나 광고를 보면 "대나무 숯으로 3번 걸러 깨끗한 소주"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참이슬이 어떻게 만들어 진다는 생산과정이나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참이슬이 추구하는 "순한 소주" 의 개념을 강화하고 있다.

 

‘대나무 숯’은 뭔지 모르지만 여기 저기서 인간의 몸에 좋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참이슬은 몸에 좋다는 대나무 숯을 가지고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걸렀다고 한다. 알코올에서 느껴지는 독소는 다 빠져 나갔을 것 같아 정말 순한 느낌을 소비자들이 가지지 않겠는가!

 

실제로 어떤 것이 더 순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참이슬이 더 순하다는 느낌을 소비자들이 갖고 있기에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은 참이슬이란 브랜드를 더 선호하고 있는 것 아닌가! 2004년 6월 현재 참이슬은 전국적으로 50%이상 점유율을 보이며 수도권에서는 현재 90%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제품의 생산과정이나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이 인식하게 되는 품질 수준을 경쟁사보다 훨씬 끌어 올릴 수 있고 차별화시켜 나갈 수 있다. 이 점을 잘 알고 적용하는 기업 중에 또 다른 하나는 락앤락(Lock & Lock)이란 브랜드이다.
 
락앤락은 밀폐용기 뚜껑의 4면 잠금 장치를 300만회 잠금 작동 테스트를 하고 이에 합격한 제품만 출시한다. 그리고 이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300만회를 열고 닫는 테스트를 한다니 얼마나 튼튼하겠는가! 엄격한 품질관리라는 생산과정을 알리면서 락앤락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품질 수준을 증폭시키려는 전략인 것이다.

 

할머니께서 직접 손으로 만드신 쿠키는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쿠키보다 더 맛있을 것 같지 않은가? 손으로 만든 구두는 더 편할 것 같지 않은가? 벽에다 던져도 부셔지지 않는 휴대폰은 더 튼튼할 것 같지 않은가? 이러한 독특한 생산과정이나 방법들을 어느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본연적 가치와 잘 연계해서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보았을 때 느끼는 품질 수준은 크게 올라갈 것이고 그 결과로 높은 브랜드 선호도와 시장 점유율이 따를 것이다. < 이 종진, brandcare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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