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형 롤스로이스 던(Dawn)

지붕을 덮은 던

 

롤스로이스 던(Dawn)은 쿠페 모델로 나왔던 레이스(Wraith)를 기반으로 한 컨버터블 차량이다. 컨버터블 차량이라는 구분은 본래 지붕이 있던 차체에서 지붕을 잘라낸 개념으로, 처음부터 지붕이 없는 구조를 바탕으로 하는 로드스터(roadster)와 외형은 비슷해도 설계 개념은 다르다. 롤스로이스는 고스트(ghost; 유령, 귀신, 영혼)나 팬텀(fantom; 유령), 레이스(wraith;유령) 등 유령이나 귀신 등의 이름을 즐겨(?) 짓는 것이 보통인데, 던(dawn)은 그렇지 않다. 물론 이름 자체는 멋지다. 여명(黎明) 이라니….

 

 

패스트 백 형태의 레이스

1952년형 실버 던

 

롤스로이스 차량 중에는 이미 던(dawn) 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델이 있었는데, 실버 던(Silver Dawn)이 그것이다. 물론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쿠페나 세단, 컨버터블 등으로 여러 종류가 제작됐지만, 조금씩 다른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새로 등장한 던은 4인승 컨버터블 모델이다. 대개의 컨버터블은 2인승 쿠페를 기반으로 하는 게 보통이지만, 던은 2+2 쿠페 레이스를 기반으로 해서 지붕을 컨버터블 형태로 만든 것이어서 레이스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코치도어, 즉 앞쪽이 열리는 문을 가지고 있다.

 

던의 운전석과 인스트루먼트 패널

2+2이지만 뒷좌석도 여유로워 보인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기반이 된 레이스와 거의 같은 구성이다. 롤스로이스와 같은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의 차량들의 특징은 내외장에 사용된 재질이 모두가 ‘진짜’ 라는 점이다. 가죽과 금속, 목재의 질감이 보이는 부분은 정말로 그 재료들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일반 양산차에 쓰이는 인쇄 방식의 우드 그레인 질감도 실물에 필적할 만큼 질감이 리얼하지만, 진짜 나무가 주는 그 특유의 질감을 대하면 고개가 절로 흔들어지게 된다. 던의 내장재에서 보이는 목재와 가죽, 그리고 매끈한 금속 부품의 마무리 등은 명품 가구나 귀금속 액세서리에서 느껴지는 질감 그것이다.

 

 

정교한 시계와 목재 패널

 

5.3미터에 육박하는 장대한 차체 길이와 소형 승용차 3대의 무게와 맞먹는 2.5톤의 중량의 승용차가 주는 압도적 위용은 오늘날 우리들이 일상에서 만나보는 ‘보통차’들과는 차원이 다른 인상을 준다. 그렇지만 차량이 굼뜨다거나 하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동력성능이나 승차감에 대한 평가 자체가 필요치 않은 울트라 럭셔리 차량의 모습은 자동차가 단지 기계가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로 갖고 싶어하는 물건임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모습인 것이다.

어쩌면 자동차의 본래 모습은 이런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효율이 높다는 것은 자동차라는 기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효율 높은 차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드는 차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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