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 위에서 만들어내는 열차 특유의 리듬이 심장 뛰는 박자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일까? 기차 여행은 다른 어떤 교통수단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특유의 낭만을 안겨다 준다. 플랫폼에 서서 열차의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늘어서 있는 열차 칸 입구로 들어서 자리를 찾아 앉는 과정마저도 설레는 시간이다. 멈춰서는 역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역사의 풍경들, 열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들은 흥미로운 볼거리가 된다.

기차 여행에 많은 준비물은 필요하지 않다. 기차에 몸을 싣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멋진 여행이 시작될 테니.

멋진 여행의 시작에 더 특별한 매력을 더한 이색적인 기차들이 있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바다 열차, 산을 품고 달리는 백두대간 협곡열차, 온돌 객실과 족욕실을 갖춘 서해 금빛열차와 하얀 증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섬진강 기차마을 증기기관차까지. 여행지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열차 안에 머무르는 시간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아주 특별한 기차 여행을 떠나 보자.

 

바다 열차

바다와 기차의 조합이라니. 낭만, 그 끝을 보여주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 같다. 이름만으로 이미 큰 설렘을 안겨다 주는 바다 열차는 동쪽의 해안선을 끼고 달리며 정동진, 동해, 삼척을 잇는다. 바다 열차가 출발하는 정동진역은 영동선 기차역들 중 가장 바다에 가까운 역이다. 덕분에 떠오르는 해를 제일 먼저 맞이하기 위해 찾아 온 사람들로 사시사철 붐빈다. 새로운 시작, 기대와 희망이 넘쳐나는, 정동진역은 그런 곳이다.

 

ⓒ한국관광공사사이트_ http://korean.visitkorea.or.kr

 

4량으로 구성된 이 아담한 열차의 내부에는 승객들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모든 좌석이 측면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고, 하늘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도록 차창도 일반열차보다 크게 만들어져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눈부신 바다가 펼쳐지고 드디어 막혔던 가슴도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열차 안에서 가족, 연인, 친구와 더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승객들을 위한 커플석과 가족석, 프로포즈실까지 마련되어 있다.

예약 : http://www.seatrain.co.kr

 

백두대간 협곡열차 v – train

바다 열차가 바다의 곁을 느낄 수 있는 열차라면 백두대간 협곡열차 v - train은 산의 품속을 느낄 수 있는 열차이다. v – train은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12가지 종류의 관광열차 중 가장 인기 있는 열차로 중부 내륙지역의 분천, 양원, 승부, 철암 구간을 왕복한다. 특히 분천 – 승부 구간은 승객들이 창 밖으로 펼쳐지는 태백의 아름다운 산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시속 30km로 천천히 달린다. 태백의 숨결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창문을 열면 된다. 청량한 공기가 가슴 속으로 한꺼번에 밀려들어올 때의 그 상쾌함이란!

 

ⓒ한국관광공사사이트_ http://korean.visitkorea.or.kr

 

v – train은 열차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거쳐 지나는 역들은 이 열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v- train의 시발역이자 종착역이기도 한 분천역의 역사는 산타마을로 꾸며져 있다. 한국 – 스위스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모습을 재현한 분천역의 역사 곳곳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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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 http://www.letskorail.com

 

서해 금빛열차

서해 금빛열차는 장항선을 따라 아산, 예산, 홍성, 보령, 서천, 군산, 익산 서해 7개 지역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지나는 열차이다. 그 이름처럼 열차의 외관은 금빛으로 물들어 있다. 열차에 탑승하면 발 밑으로는 파도가 치고, 머리 위로는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색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사이트_ http://korean.visitkorea.or.kr

 

이 열차는 세계 최초 한옥실인 ‘온돌마루실’과 ‘족욕카페’등 특별한 객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온돌마루실은 금방 예약이 차 버리니 이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따뜻한 온돌 바닥에 두 다리를 쭉 펴고 앉아 창 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해 금빛열차에서는 매일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열차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볼거리, 즐길거리로 풍성해지는 그야말로 재미난 '관광 전용열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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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 http://www.letskorail.com

 

섬진강 기차마을 증기기관차

칙칙폭폭, 바로 그 증기기관차가 섬진강의 줄기를 따라 달린다. 열차는 섬진강 기차마을역(구 곡성역)에서 출발한다. 1998년 전라선이 복선화 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던 구 곡성역을 곡성군과 코레일이 함께 개발하여 관광지로 새롭게 조성하였다. 구 곡성역의 낡은 역사가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열차 내부 역시 옛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운행 구간이지만 역사와 열차 곳곳에서 옛 정취를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곡성섬진강기차마을사이트_www.gstrain.com

 

하얀 증기를 내뿜으며 출발한 열차는 시속 30km~40km 정도로 천천히 달린다. 열차는 침곡역을 지나는데 이곳에 내려 섬진강변을 따라 달리는 레일바이크를 타볼 수도 있다. 섬진강 레일바이크 코스는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니 꼭 한번 경험해 볼만 하다.

 

ⓒ곡성섬진강기차마을사이트_www.gstrain.com

예약 : www.gstrain.com

 

스내커 칼럼니스트 허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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