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물이 있는 곳을 놀이터로 여기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기원전 9천 년 무렵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 벽화에 수영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인류의 문명이 물의 곁에서 탄생했으니 ‘물놀이’의 기원 역시 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은 강이나 바닷속에서 헤엄을 치거나, 파도를 마주하거나, 물속에 가라앉아 그 망망한 세계를 더듬었을 것이다. 강이든, 바다든, 호수든 물이 있는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루한 장마가 한 철 지나고 나면 뙤약볕이 내리쬐는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이 시작된다. 튜브 위에 올라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쫓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면 조금 더 다이내믹한 물놀이를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보드에 몸을 싣고 밀려오는 파도위를 달리는 서핑부터 물보라를 일으키며 강물을 가르는 보트에 매달려 짜릿한 스피드를 즐기는 웨이크보드, 엄청난 높이로 하늘로 솟았다가 그대로 물속에 빠져버리는 블롭점프까지. 물에서 놀고, 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물을 무서워해도, 수영을 잘 하지 못해도 괜찮다. 인류의 역사는 쭉 물의 곁에서 이어져 왔으니 땅을 딛고 중력을 버텨내느라 피곤했을 두 다리를 이제 물속에 담가보자. 여름이니까!

 

서퍼의, 서퍼에 의한, 서퍼를 위한, 양양 서피비치

양양 '서피비치'는 2015년 하조대 해수욕장 옆에 개장한 서핑 전용 공간이다. 40년 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접근이 금지되어 있던 해변을 서퍼들에게 개방한 곳이다. 국내에 서핑만을 위한 전용 비치가 생겼다는 사실 자체도 놀랄만한데, 그 이국적인 풍광을 보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1km에 달하는 긴 해변을 따라 펼쳐진 눈부신 백사장과 바닷속 모래가 알알이 비칠 정도로 깨끗한 물. 눈길이 닿는 장면들마다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서핑만을 위해 마련된 곳인 만큼 강습부터 장비 대여까지 모두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서핑에 갓 입문하려는 사람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사진 = ⓒ서피비치사이트_surffy.com


한낮에는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고, 밤이 찾아들면 비치클럽에서 파티를 즐기면 된다. 종일 파도와 싸우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라운지에서 트로피컬 칵테일을 한 잔 마신 후, 캠핑 사이트에 텐트를 치거나 카라반에서 하룻밤 머무를 수도 있다. 서핑을 위한 해변뿐만 아니라 바다를 즐기기 위한 모든 편의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멋진 곳이다.
양양 서피비치
주소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중광정리 508
홈페이지 : http://www.surfyy.com/

 

 

웰컴 투 만리포니아, 만리포 해수욕장

‘만리포니아’, 국내 서퍼들이 만리포에 붙여준 별칭이다. 갯벌이 먼저 떠오르는 우리나라 서쪽 바다에서 즐기는 서핑이라니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태안의 만리포 해수욕장은 의외로 서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끝내주게 아름다운 오렌지빛 낙조는 덤이 아니라 만리포니아의 ‘메인’이라고 할만 하다. 바다 한가운데 동동 떠 있는 보드 위에 누워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일, 짜릿한 파도 위에 몸을 맡기는 것만큼이나 환상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MLP 서핑클럽은 만리포를 찾는 서퍼들의 사랑방과 같은 곳이다. 장비를 대여하거나 강습을 받을 수 있고, 2층에 위치한 바에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도 있다.

 
만리포 해수욕장 MLP 서핑클럽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2길 172
네이버 카페 : http://cafe.naver.com/mlpsurfing


 

수상 레저의 천국, 가평

롤러코스터 같은 아찔한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놀이공원이 물 위에 있다. 수상 레저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가평이 그곳이다. 북한강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레저타운들을 찾으면 웨이크보드나 바나나보트는 기본, 디스코보트, 유보트, 플라이피쉬 같이 그 이름만 들어도 비명이 터져나올 것 같은 놀이기구들을 즐길 수 있다.

웨이크보드는 기본적인 강습이 필요하지만 다른 놀이기구의 경우 구명조끼를 입고 기구 위에 몸을 싣기만 하면 된다. 물 위를 날고 있는 것 같은 스릴은 중독적이다. 블롭점프는 물속에 빠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이곳에서만큼은 물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레저타운들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니 다양한 놀이기구를 알차게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용해보자.

 

 

스내커 칼럼니스트 허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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