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2일 경기 확대기가 58개월째 이어져 전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2002년2월부터 시작된 확대 국면이 11월까지 계속돼 일본 경제 발전 역사에 또 하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됐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이자나기 경기'는 고도 성장기인 1965년 12월부터 70년 12월까지 57개월 간 이었다.

일본 경기 확대기는 전후 최장 기록을 세웠으나 일반인들 중에서는 경기 호황을 전혀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실제로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를 다녀보면 경기 양극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도쿄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신주쿠역에서는 매일 새벽 진풍경이 벌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숙자들이 역 구내로 몰려들어 밤만 되면 역 대합실 곳곳에서 자리 쟁탈전을 벌인다.

필자의 경우 매주 토요일 새벽 등산을 나가기 때문에 새벽 6시쯤이면 신주쿠역을 들른다.11월 들어 새벽에 찾은 신주쿠역에선 줄잡아 100여명의 노숙자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 노숙자들은 역 대합실 바닥에서 하룻밤을 보낸뒤 시민들의 이동이 시작되는 새벽이 되면 잠자리를 정리해 역구내를 빠져 나간다.

세계 2위 경제대국,가장 빈부격차가 적다는 선진국 일본.더욱이 전후 최장의 호황을 맞고 있는 시점에서 노숙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기현상이 도쿄 한 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상류층 소비자들이 찾는 쇼핑 센터나 레저 시설을 찾아 보면 일본 경제 절정기이던 1980년대말 버블기 이상으로 호경기를 느낄 수 있다.

쇼핑 중심지인 긴자에는 11월 초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구치가 세계 최대 단일 매장을 오픈했다.이곳에선 개장과 함께 부유층이 몰려들어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구치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구치뿐만 아니다.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등 내노라하는 명품 업체들이 긴자에 경쟁적으로 대형 매장을 새로 짓고 있다.

올들어 시내 곳곳의 대형 백화점도 개보수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긴자 중심부에 있는 미쓰코시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올 가을 재오픈했다.

도쿄 외곽에서 대형 쇼핑 센터가 줄줄이 새로 만들어 지고 있다.

중상층 소비자들를 대상으로 하는 레저시설도 호경기다.

골프장 이나 유명 온천에도 최근 고객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경기는 전후 최장을 기록했으나 이자나기나 버블 경기와 달리 회복세를 실감하는 계층은 상류층에 한정되고 있다.

22일 발표된 정부 통계에서도 경기 양극화는 확인된다.

현재 경기 확대기 성장률(실질 기준)은 연 평균 2.4%로 이자나기 11.5%,버블 경기 5.4%에 비해 낮다.

이자나기 당시 개인 소비는 연 평균 9.6% 늘어났으나 이번 경기 확대기에는 연 평균 1.5% 증가에 그쳤다.

이자나기 경기 때 근로자 임금은 5년간 79.2% 증가했으나 이번에는 1.2% 감소했다.

경기 좋아져도 평균 임금은 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수치다.그만큼 경기회복세가 전 국민에게 골고루 퍼지고 있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 속에서도 빈부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예전처럼 모두에게 성장의 혜택이 돌아가는 호황기는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그 이유는 글로벌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각지에서 신흥국들이 빠르게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새로운 개발 도상국들이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는 확대되고 있지만 이들 국가에서 발전하는 산업이 선진국 산업을 잠식하는 부문도 많다.

따라서 개발 도상국들과 경쟁하는 산업과 이와 관련해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세계 1위 업종,후진국의 경제 성장을 혜택을 보는 업종과 관련된 근로자들의 수익은 훨씬 커지는 구조가 됐다.

시장의 글로벌화로 계층간 소득 격차 확대는 필연적 구조로 정착되고 있다.

소득 격차 확대가 구조적 현상이라면 개인은 어떻게 해야할까.

결국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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